FnC코오롱, 아웃도어 바람 타고 '신바람'

이은원 객원필진 2007.12.0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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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이은원의 기업 분석

'의류업'은 곧 '브랜드'라는 공식은 의류업을 조금이라도 들여다본 투자자라면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전반적으로 해외 브랜드에 비해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강력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의류업체들이 과거 투자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기도 했었다.

또한 '의류업'을 생각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트렌드'이다. 아무리 브랜드 파워를 갖춘 기업이라도 '트렌드' 자체가 이미 한 물 갔다면 외형 성장을 기대하기에는 무리이기 때문이다.



사실 의류업을 바라볼 때 '브랜드' 파워보다 '트렌드'에 보다 더 큰 비중을 둬야 한다. 물론 '브랜드' 파워까지 갖췄다면 금상첨화겠지만, '트렌드'가 결정적인 '성장'의 과실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경기불황의 영향을 전면적으로 받을 수 밖에 없는 특성에도 불구하고 최근 급격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의류업체가 바로 'FnC코오롱' 이다. 국내 고령인구의 확대와 여가 산업의 성장에 따른 수혜를 누리면서 알짜기업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기 때문인데 최근에는 남성복 전문업체인 '캠브리지'를 인수하기도 했다.



FnC코오롱, 아웃도어 바람 타고 '신바람'


물론 'FnC코오롱 (0원 %)'의 브랜드들이 우수하지만 더욱 중요한 부분은 대표브랜드를 비롯한 다수의 브랜드들이 최근의 '트렌드'인 '아웃도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즉 '트렌드'를 제대로 타다 보니 급격한 외형성장이 가능해졌고 기업의 상황도 여유가 생기게 되었다.

그렇다면 과연 'FnC코오롱'은 '아웃도어 열풍'을 예상하고 과감히 발을 뻗었던 것일까?

사실 이 부분에 대한 답은 쉽게 내리기가 어렵다. 현업에 종사하는 MD들에게도 향후의 강력한 트렌드를 예측하기는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대략적인 유행의 흐름을 짐작하기도 하고 향후 트렌드로 제시하기는 하지만 구체적인 분야를 짚어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수많은 후속 브랜드가 실패를 거듭해온 의류산업의 역사가 이를 잘 반증한다.


물론 'FnC코오롱'이 '아웃도어 트렌드'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충분히 그랬을 수도 있다. 대부분이 예상하지 못한 채 마치 로또에 당첨되듯이 '트렌드'를 만나 크게 성장했다가 이미 그 '트렌드'는 한 물 간 상태에서 같은 컨셉의 후속 브랜드를 런칭하여 큰 어려움에 빠진 일반적인 케이스를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필자 판단에 'FnC코오롱'은 이러한 의류업계의 생리를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향후 전략을 보면 명확한데 가능한 모든 섹터의 브랜드들을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캠브리지' 인수 건도 취약한 남성복 브랜드 구색을 갖추기 위한 대안이며 향후 취약한 섹터의 브랜드들을 지속적으로 런칭하거나 인수할 계획이다.



의류업을 오랫동안 지켜봐 온 투자자라면 과거 강력한 트렌드에 맞물려 큰 성장을 이뤄냈다가 썰물처럼 밀려나가는 트렌드에 맥없이 무너진 의류업체들을 기억할 것이다. 게다가 마진이 높았던 로드샵 위주의 유통구조에서 백화점, 할인점 위주로 재편되면서 힘의 균형이 유통업으로 많이 기운 상황은 높은 수수료로 인해 의류업의 기초마저 취약하게 만들고 말았다.

이러한 상황을 나름대로 타개하고자 몇몇 업체들은 해외 시장을 두드렸으나 성공적인 곳을 찾기는 쉽지 않다. 또한 신규 브랜드를 런칭하기 보다 부동산 투자나 기타 영업 외적인 부분으로 여유자금을 돌리는 등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때문에 'FnC코오롱'의 전략은 업계의 상황을 충분히 고려한 현실적인 결과라고 판단된다. 스스로도 향후 어떠한 트렌드가 주력이 될 지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능한 모든 영역에 대해 구색을 갖추고자 하는 움직임이 돋보인다.



물론 이러한 전략은 필연적으로 큰 규모의 자금을 필요로 하며 이는 부채가 높은 동사의 재무제표 상황을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 특히 '캠브리지'의 인수를 통해 이러한 재무적인 고민 또한 해소하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이는데 향후 합병 등의 시나리오가 충분히 예상되는 대목이다.

어쨌거나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현재의 호황 이후를 대비하고자 하는 모습은 의류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사업적으로 성숙한 판단이라고 생각되며 투자자들은 향후 'FnC코오롱'의 이러한 전략을 눈 여겨 볼 만 할 것이다.

◆ 이은원 연구원
- 배재고등학교 졸업
- 연세대학교 수학과 졸업
- 現 VIP투자자문 펀드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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