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철 변호사 "삼성 돈다발 에버랜드와 무관"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2007.11.2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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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버랜드 사건과는 무관한 것으로 짐작".."김용철 변호사와는 일면식도 없어"

삼성의 뇌물제공 의혹을 폭로한 이용철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현 변호사)은 20일 "삼성이 자신에게 전달한 돈다발이 에버랜드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 전 비서관은 이날 서울 서초동 민변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김용철 변호사가 얘기한 것처럼 명절 때 관리하는 차원으로, 앞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돈을 건낸 사례가 아닐까 짐작한다"고 말했다.



그는 로비 의혹 폭로 동기에 대해서는 "김용철 변호사가 양심고백을 한 것이 기사화됐을 때 유심히 보지 않았다"면서 "그 뒤에 김 변호사를 다룬 방송을 보면서 내가 겪었던 사실과 일치하는 점이 무척 많아 결심을 굳히게 됐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텔레비전에서 본 것 이외에는 아는 것이 없다"면서 "(자신에게) 전화했을 수는 있는데 입력된 전화번호 이외에는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 변호사와 새삼스럽게 굳이 만날 필요가 있는지도 현재로서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에게 현금을 전달했다는 이경훈 변호사에 대해서는 "미국 갔다는 걸 지난주 금요일에 들었다"면서 "이렇게 되면(삼성의 로비 시도를 알리게 되면) 이 변호사의 이름도 요란하게 논의될 것 같아서 며칠 전 연락을 취해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금을 받은 후 다음 날 바로 돌려주지 않는 것과 관련, "26일 받아서 27일 돌려주지 못했다. 당시 사법개혁위 운영 문제 등 사안이 많아 돈을 돌려주는 것이 최우선 현안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측과 사전 협의 여부와 관련해서는 "이런 것(현금 로비 시도 폭로)을 청와대와 협의하는 것이 왠지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면서 "내가 전화를 받지 않는 바람에 청와대가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데 무척 애를 먹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청와대 비서진들에 대한 수사와 관련, "구체적인 사례가 나온다면 조사를 해야겠지만 그것 여부 자체를 알지 못하고 있지 않나"라고 반문하면서 "이번 건은 김용철 변호사가 얘기한 것처럼 우리 사회에 영향력 있는 모든 사람이 관여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검 도입에 대해서는 "도입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검찰 자체가 의심받고 있는 사안이라 검찰이 아무리 열심히 수사해도 국민들이 의구심을 완전히 떨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참여연대 등 '삼성 이건희 불법규명 국민운동'은 앞서 지난 19일 이용철 전 청와대 비서관이 삼성으로부터 현금다발이 배달돼 이를 거부했다고 사제단에 알려왔다고 밝혔다.

국민운동 측은 "이 비서관이 '지난 2004년 1월 26일 선물이 집으로 전달되어 뜯어보니, 책으로 위장된 현금다발이었으며, 돈을 전달한 이경훈 변호사에게 이를 돌려줬다'고 말했다"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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