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오를 때 됐다"-코언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7.11.20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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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세장 3인방 연말 S&P 1600 제시

다우지수와 다우운송지수가 동반 하락하면서 123년 전통의 '다우 이론'(Dow Theory)에 따른 약세장이 예고되고 있다. 최근 주가 급락도 암울한 전망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서도 강세장을 점치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들인 골드만삭스의 애비 조셉 코언, 스트레터지스 리서치 파트너스의 제이슨 트레너트, UBS의 데이빗 비안코는 S&P500지수가 올해 말까지 1600선으로 9.7% 가량 급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약 S&P500지수가 이처럼 급등한다면 1971년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다.



◇ 강세장은 '주욱~' 지속된다

'강세장의 여제'로 불리우는 코언과 트레너트, 비안코 등 강세론자 3인방은 아직 강세장이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주창하고 있다.



이들 강세론자들은 △ 낮은 밸류에이션 △ 견조한 글로벌 경제 성장세 △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BR)의 추가 금리 인하 전망 등에 힘입어 S&P500지수가 1600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레너트는 "S&P500지수가 1600선에 올라갈 수 있을지는 신만이 아시겠지만, 베팅하기 충분할 정도로 시장 가치가 낮다"고 분석했다. 이를 반영하듯 S&P500 종목들의 평균 주가수익률(PER)은 최근 17년래 최저 수준인 15.5배를 기록하고 있다.

비안코도 주가 수준이 매우 저렴한 점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 4.5%에서 내년 3.5%로 내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주가도 다시 탄력을 답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앙코는 "시장에는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반영돼 있다"면서 "그러나 기업 실적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여전히 견조하다"고 강조했다.


코언 역시 주택 경기 부진에 따른 기업들의 손실이 해외 매출 확대로 상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언은 경기 침체가 도래하지는 않을 것이란 긍정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이들 3인방 외에도 강세장을 예측하는 이들은 많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월가 투자전략가 8명 가운데 5명이 연말까지 S&P500지수가 1600선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다우이론 '약세장 도래'

이 같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실제 시황은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경기 둔화가 오기 직전 다우지수와 다우운송지수가 동반 하락한다"는 '다우이론'에 따르면 당분간 강세장을 보기는 힘들 전망이다.

다우운송지수는 지난 9월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경기 침체 우려 때문에 운송 관련주들은 최근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경제의 혈액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운송·물류 관련주의 흐름이 부진하다는 것은 경제 활동이 침체돼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으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시카고 소재 해리스 프라이빗 뱅크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잭 애블린은 "운송주의 주가가 무너지고 있다"면서 "증시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이 증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강세장 쪽으로 베팅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우운송지수는 항공, 물류, 철도 등 운송과 관련된 20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으며, 월스트리트저널의 공동 창립자인 찰스 다우가 지난 1884년 처음 만들었다. 다우운송지수는 19일(현지시간) 전날보다 무려 2.32%(105.87포인트) 급락한 4457.97를 기록하며 지난 2006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다우지수 역시 이날 전일대비 1.66%(218.35포인트) 하락한 1만2958.44를 기록하며 1만2000선 마저 붕괴됐다. S&P500지수도 이날 1.75% 내린 1433.27을 기록했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 서비스의 척 칼슨도 "약세장으로 더 한발 가까이 내디뎠다"고 현 시황을 진단했다.

◇ 버핏, 운송주 급등락에 가장 큰 영향

운송관련주는 올 7월 중순까지는 연초대비 19% 상승하는 등 랠리를 지속했다. 워런 버핏의 철도주 투자는 이러한 운송 관련주의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이 됐다.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 헤서웨이는 지난 5월 미국 최대 철도회사인 유니온 퍼시픽 코프와 4위 철도업체인 노포크 서던 코프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 같은 공시가 나온 3주후 다우지수와 다우운송지수는 나란히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다우이론'의 강세장이 왔다는 사실을 의심할 수 없게 만들었다. 버핏의 공이 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버핏은 최근 운송주를 대거 매각하며, 약세장을 부추기는 역할로 돌아섰다. 버크셔 헤서웨이가 보유하고 있던 철도주들을 매각했다고 발표한 것. 유니온 퍼시픽의 주가는 버핏의 매도 공시가 나온 직후 약세로 돌아섰다.

◇ 기업 실적 전망 하향 봇물

3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3.9%를 기록하는 등 호조를 나타냈지만, 1991년 이후 최악의 주택 경기 부진으로 인해 주가는 꾸준한 하향 압력을 받고 있다. 은행과 증권 관련주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손실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 순익이 감소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잔 해치우스는 지난 15일 보고서를 통해 "주택 대출 부실에 따른 손실 확대가 은행과 헤지펀드, 금융기관들의 대출 축소를 유발했고, 이는 다시 경기 침체를 야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이시와 JC페니 등 미국의 대형 백화점들도 이러한 경기 부진 우려를 반영하듯 지난주 나란히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미국 최대 물류기업인 페덱스도 지난주 3개월만에 또 다시 순익 전망을 하향 조정했으며, 트럭 리스 회사인 라이더 역시 3분기 실적이 예상을 달성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페덱스의 주가는 올들어 13% 하락하며 2005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라이더의 주가 역시 올들어 19% 하락했다.

워싱턴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의 닉 사전 부사장은 "기업 순익 악화와 경기 둔화를 볼때 S&P500 지수 1600선 도달은 너무 낙관적"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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