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 끝나가는데 개미는 배고프다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7.11.14 18:46
글자크기

[내일의전략]"상승 모멘텀 안보여...리스크 향유보단 관리할 때"

국내 증시가 이틀째 상승하며 종합주가지수가 2000선에 다시 근접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지수가 하락할 때마다 대기자금이 펀드로 유입되고 있지만 마땅히 먹을 게 없다.

국내외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지수가 내리면 위축되고 올라도 불안하다. 전날 뉴욕 증시가 일제히 상승한 데 힘입어 14일 코스피지수가 2.05% 상승했지만 내일의 상승을 기대하기는 여전히 불안하다.



중국 증시의 반등, 유가 하락, 엔화 대비 달러 강세, 골드만삭스의 자산상각설 부인 등 투자심리를 안정시킬 재료가 한꺼번에 등장했지만 '서브프라임 위기' 등 글로벌 악재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지수가 올랐지만 주도주가 없다. 중국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였지만 최근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는 분석이 우세하고 M&A(인수합병) 이슈로 급등한 통신업종을 제외하면 뚜렷한 상승 움직임을 찾기 어렵다.



김영일 한화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아직은 조정국면이고 불안감이 등장하고 완화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중국과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남아있고 이머징마켓의 과도한 상승에 따른 여진이 남아있으며 심리적으로도 불안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기업의 어닝(earning)은 양호한 만큼 불안감이 완화되면 다시 상승하겠지만 당분간은 상승을 주도할 모멘텀을 찾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직은 조정이 끝났다는 안도감보다 급등에 따른 부담이 더 큰 만큼 이를 상쇄할 상승 종목군이 등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머징시장의 성장은 이미 반영됐고 추가 상승에는 더 큰 모멘텀이 필요해 보인다.


김 본부장은 가치주나 통신·중국 관련주가 이끌 만한 시장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당분간 주도주를 찾으려 부산히 움직이는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적이 꾸준히 상승하고 업종 내 차별화된 종목 중심으로 '단기매매' 관점으로 접근하라고 권했다.

이종우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0% 가량 하락했으니 기술적 반등을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추세는 힘이 빠지면서 약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라며 "지금은 리스크를 향유할 것이 아니라 관리를 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주식형펀드 수탁액이 100조원을 돌파하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사이트펀드'로 4조원이 몰리는 등 투신의 매수여력은 커진 상태다. 그러나 중국과 한국 증시가 동반 급락할 경우 일시에 빠져나갈 위험도 크다. 일각에서는 대선 후 규제가 풀리면 증시의 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센터장은 "중국펀드 등으로 개인투자자들이 '몰빵'을 하는 이유는 파티가 끝나기 전에 최대한 수익률을 올리려는 조급함 때문"이라며 "인기스타가 등장하는 파티의 마지막까지 기다리다 쓰레기만 치우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