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 길지않다 "vs "장기조정 불가피"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7.11.13 15:03
글자크기

[긴급진단]김영익 하나대투 센터장 vs 이종우 교보증권 센터장

국내 증시가 이달 들어 거센 조정에 휩싸이는 모습이다.

코스피지수 2060선마저 꿰뚫던 증시의 기세는 11월에 접어들면서 1900선 언저리에 맴돌고 있다. 지난달 31일 코스피지수 2064.85로 사상 최고점을 찍은 국내증시는 불과 10거래일만에 7%가 넘는 하락을 보이며 향후 흐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 관측이 엇갈린다. 낙관론자들은 빠른 시일내 조정장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국가들의 기업 기초체력(펀더멘털)과 실적이 좋기 때문이란 이유다.



반면 신중론자들은 미국 경기의 둔화 가속과 중국 증시의 불안 등 영향으로 조정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낙관론을 펼치는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리서티센터장과 신중론을 역설하는 이종우 교보증권 센터장이 바라보는 향후 증시를 긴급 진단해 본다.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


"일시적인 조정일뿐"-김영익 하나대투 센터장=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3일 "최근 조정은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여진, 중국당국의 증시 견제에 따른 악재 등이 다양하게 겹친 것이 크다"며 "여기에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오른 것에 대한 피로감까지 겹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도 미국경제가 여전히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나 김 센터장은 조정기가 그리 길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미국 경제가 현재 둔화 조짐이 역력하기는 하지만 침체기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김 센터장은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를 살펴보면 계속 올라가는 흐름이 두드러진다"며 "2005년 하반기에 경기 수축국면을 겪으면서 둔화 조짐이 엿보이기는 하지만 2008년 1/4분기에 저점을 찍은 뒤 2/4분기부터는 회복세가 뚜렷해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와 함께 증시는 일반적으로 경기 후퇴기 막바지에 조정을 받는 성향을 보이기 때문에 최근 조정을 거쳐 상승추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서브프라임 여파도 이미 실물 경제에 영향을 상당부분 줬다는 평가다. 현재 미국 경제는 서브프라임 악재로 소비심리 위축이 상당히 진행됐고 향후 지속적으로 침체국면으로 접어들게 할 위험은 지났다는 주장이다.

중국경제도 일시적 조정에 그칠 것으로 판단했다.

최근 중국당국의 강도높은 경고와 올들어 주가가 너무 올랐다는 불안감이 더해지면서 중국증시가 조정장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센터장은 "2009년까지 중국은 성장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며 "금리인상와 위안화 절상 등 악재가 도사리고는 있으나 추세를 벗어난 수준은 아니다"며 "중국증시의 조정도 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년 국내증시에 대한 기대치는 낮춰야 할 것을 강조했다.

김센터장은 "올해 40% 가까운 코스피지수 오름세가 내년에는 도래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지수 2500선에서 고점을 유지하고 2009년에 3000선에 다다를 것으로 관측된다"고 설명했다.



↑이종우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이종우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장기조정 불가피"-이종우 교보증권 센터장=이종우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김영익 하나대투 센터장과 다소 다른 견해를 개진했다.

최근 조정장의 원인에 대한 견해는 비슷했으나 조정의 길이와 폭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지지부진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센터장은 "올초부터 촉발된 주가 오름세가 막바지에 이르는 느낌"이라며 "그동안 유가불안과 환율, 서브프라임 등 각종 악재가 유동성을 기반으로 한 '사자'분위기에 압도돼 묻혔지만 이제는 힘이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조정은 지난 8월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와는 다른 측면으로 흘라갈 개연성을 지니고 있음을 강조했다.

지난 여름 서브프라임 사태 당시 급락장에서는 "'서브프라임'이라는 단일 악재만 버티면 된다"는 시장의 분위기에 금세 극복했다. 그러나 현재는 유가와 환율, 미국경제의 침체 우려 등 다양한 악재가 주가 급등과 맞물려 '악재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어 쉽사리 반등이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 센터장은 "서브프라임 여진은 미국경제를 상당기간 힘들게 할 것"이라며 "둔화세에서 침체기로 내려앉은 미국 경제에 대해 상당기간 반등을 방해할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점쳤다.



미국경기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소비부진도 가속화하고 미국소비의 생산기지 역할을 하는 이머징시장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센터장은 "각종 지표에 따르면 미국경기는 내년 1/4분기에 바닥을 찍고 오름세로 돌아서는 것은 맞다"며 "그러나 서브프라임의 숨겨진 악재가 돌출해 경기가 충격으로 퍼져버리면 세계증시는 장기 침체에 접어들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미국 소비재의 최대 생산처인 중국경제도 미국의 침체기가 깊어지면 깊은 조정을 겪을 것으로 관측했다. 중국과 미국 경제에 많은 부분이 연관된 한국도 영향을 피할 수 없고 증시도 지지부진함을 거듭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 센터장은 "단기적으로 코스피지수는 1500선까지 급락할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내년 상반기에는 1600선에서 주가지수가 맴돌다 하반기 들어 악재의 해소 기미가 보이면 상승을 시도, 2200~2300선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진단했다.

하지만 "일단 12월 중순까지는 국내외 증시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며 올해 상반기와 같은 유동성 공급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주식시장의 시름은 깊어질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