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디아 성장도 세계증시 구원 못한다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11.13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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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디아 성장 모멘텀에 대한 의구심 커져"-WSJ

지난 여름 금융시장을 강타한 신용경색의 태풍을 물리친 세계 경제 성장모멘텀에 대한 의구심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용경색으로 8월 급락한 미증시는 중국과 인도의 고성장이 세계 경제 성장 엔진으로 잘 작동하고 있고 연준(FRB)이 금리를 인하하면서 10월 다시 사상최고가를 경신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제 이같은 성장 기대감은 크게 약화됐고 미증시가 수렁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 패배감이 어느 때보다 짙다는 것이다.

◇연준은 인플레 걱정..중국은 과열
저널은 씨티그룹 메릴린치 모간스탠리 와코비아 등 월가의 대형 은행들이 신용시장 붕괴로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자산 상각을 선언하고 있는 가운데 연준뿐 아니라 전문가들까지 미국 경제성장 둔화를 경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유럽의 성장 전망은 약화되고 있으며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연준이 지난 9월처럼 금리를 전격 인하하는 긴급처방을 내릴 수 있을 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인플레 위험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중국 경제 역시 지난 여름처럼 미증시를 구원할 수 있을지 논란이 커졌다.

수십 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들은 이미 납작 엎드린 상황이다. 뉴욕 생명 자산운용 계열사에서 35억달러를 주관하는 리차드 로센은 메릴린치와 웰스 파고 등 금융주 뿐 아니라 원유 관련주 비중도 대거 줄였다. 원유 관련주는 그가 한때 선호했던 업종이었다.

워싱톤에서 330억달러 규모의 밴티지포인트 펀드를 운용하는 웨인 위커는 새로운 펀드를 출시하자마자 S&P500지수가 추가하락할 것이라는데 베팅했다.


시카고의 해리스 프라이빗 뱅크에서 520억달러를 운용하는 잭 애블린은 미국 증시에서 돈을 빼 원유와 구리 같은 상품에 투입했다.

◇신용경색 장기화 불안
가장 큰 문제는 신용경색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으며, 장기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다.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등급이 낮은 모기지를 담보로한 증권의 부실은 심해지고 이는 은행들의 추가 자산 상각을 낳게된다.



연준은 9월 이후 두 차례 금리를 인하했지만 지난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편안하지 않다'는 것을 시사했다. 중국과 인도 증시는 버블 논란이 한창이다. 미국 뿐 아니라 세계 증시의 탈출구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리먼 브러더스의 에단 해리스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증시가 반등하려면 세계 경제 성장이 뒷받침돼야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경제성장을 막는 역풍이 거세지고 있다"고 말했다.

3분기 미국 GDP 발표 이전 전문가들은 3% 안팎의 성장률을 점쳤다. 그런데 실제 성장률은 3.9%로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해외 시장 성장이 내부 신용경색을 상쇄하고 남은 것이다. 실제 코카콜라 프록터&갬블 인텔 시스코시스템스 등 해외 매출이 높은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은 매우 좋았다. 이런 상황에서 달러가 풍부한 중동과 아시아 투자자들은 미국주식을 샀고 8월 급락에서 탈출했다.



◇경제전망치 하향조정 잇따라
그러나 4분기 상황은 조금 다르다. 리먼브러더스는 며칠전 미국 뿐 아니라 유럽과 일본의 성장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해리스는 "엔진(경제성장 모멘텀)에 힘을 더하는 사람들(국가)보다 여객실이나 요리실에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은 상황"이라고 비유했다.

정보기술(IT) 산업의 방향타로 통하는 시스코는 지난주 실적 발표와 더불어 큰 은행들의 전산 투자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며 내년 실적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경제 전망 하향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주 리서치회사인 디시젼 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앨런 시나이는 미국 경기 침체 확률을 40%에서 50%로 올렸다. 중국이나 인도의 침체는 없다고 했지만 증시는 과열됐다고 했다. 시나이는 중국의 내년 성장치를 올해 11%에서 9~10%로 낮추었고 인도는 9.5%에서 8.5~9.0%로 줄였다. 브라질은 4%에서 3.5%로 내렸다.



일부 전문가는 일본 내수가 계속 부진하다며 이나라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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