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 데이'…정동영·이명박의 '구애'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2007.11.1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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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 젊은이들 사이에선 '빼빼로 데이'로 통한다. '숫자 1'이 겹쳐진 것을 상업적으로 활용한 것인데 여하튼 연인간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여겨진다. 2007년 빼빼로 데이에 정치권에서도 '구애'가 넘쳐났다.

#이명박의 구애



우선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 메시지를 던졌다. 지난 잘못에 대한 사과, 파트너로 인정, 향후 미래에 대한 약속 등 '구애'의 공식 그대로였다.

당이 화합을 이루지 못한 데 대해서는 "제가 부족했던 탓"이라고 했다. 그간 화합 관련 질문에 "잘 되고 있지 않나"라고 했던 것과 180도 달라진 모습. 박 전 대표를 "국정의 동반자"로 인정한 것이나 "대권 당권 분리"를 천명한 것 역시 박 전 대표를 위한 애정 표시다.



반면 한껏 몸값이 오른 박 전 대표는 여전히 침묵을 지켰다. "일정 반응이 없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 또 "일단 지켜보자"는 게 측 박 전 대표측의 현재 입장으로 받아들여진다.

내부에서는 미묘한 시각차도 존재한다. 머리 숙이고 동반자로 인정하겠다는 이 후보측에 화답해야 한다는 쪽과 원론적 사과에 불과하다는 쪽이 나뉘어져 있는 것.

일단 박 전 대표는 12일 외부 일정을 소화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원론적인 입장을 짧게 밝히는 수준에서 이번 사태를 마무리지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5년전 11월10일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구애'에 직접 만나 악수하며 웃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 역시 차이가 느껴진다.

#정동영의 구애



범여권에서도 '빼빼로 데이'를 맞아 고백이 이어졌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메시지를 던졌다. 이인제 후보와 박상천 대표의 민주당이 대상이다. 당대당 통합, 후보 단일화 등을 제안했다.

주위에선 이미 분위기는 성숙됐다는 얘기가 계속 나온다. 이미 지난 1년간 '대통합' 논의를 진행했던 만큼 서로 모를 것도 없다. "서로 처한 상황, 고민 등을 다 아는 처지"(신당의 한 인사)란 얘기다.

민주당도 긍정적이다. 당장 '재결합' 얘기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르면 주초 양당의 당 대표와 후보가 함께 하는 4자 회동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



빼빼로 데이'의 구애에 이어 곧바로 '상견례'하고 후보등록일인 이달 25일 전에 '결혼'까지 끝마친다는 것. 범여권도 이미 5년전 한차례 경험이 있다. '후보 단일화 합의→TV토론→여론조사'라는 초스피드 절차를 거쳐 단일화를 이뤄냈던 경험은 무시 못할 자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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