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펀드담보 대출 '틈새시장' 공략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07.11.0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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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보다 싼 금리에 수요 증가세

펀드담보대출이 대출시장에서 새 활로를 찾고 있는 시중은행들의 틈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펀드 판매가 늘어나면서 펀드를 해지하지 않고 자금 수요를 해결하고 싶어하는 고객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일반 신용대출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으면서 중도상환시 수수료가 없는 펀드담보대출상품인 '펀드파워론'을 이날 시판했다. 채권형 펀드상품은 펀드 평가금액의 80%, 주식형 펀드상품은 편입비율에 따라 펀드 평가금액의 50~7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변동금리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2%', 고정금리는 '기간별 고정금리+1.5%'를 적용한다. 6일 기준 변동금리의 경우 최저 연 6.85%, 고정금리는 최저 연 7.08%를 적용한다.

은행들, 펀드담보 대출 '틈새시장' 공략


신한은행도 지난 5일 자행이 판매한 펀드상품을 담보로 하는 대출상품인 '탑스(TOPS) 펀드담보대출'의 판매를 시작했다. 채권형 펀드의 경우 출금 가능액의 90%까지 대출이 가능하며 주식편입비율이 각각 30% 이하, 30% 초과 60% 미만인 펀드는 출금 가능액의 70%, 6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금리는 3개월 CD금리에 1.5~2.0%의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된다.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은 주식형 펀드 평가금액의 50% 이내, 채권형은 80% 이내에서 고객들에게 담보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대출금리는 3개월·6개월·1년 변동금리 중 선택할 수 있는데 △3개월 7.36~7.51% △6개월 7.46~7.61% △1년 7.68~7.83%로 신용등급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하나은행은 펀드평가액 대비 주식형 50% 이내, 채권형 90%, 채권혼합펀드 70%, 주식혼합형 60%, 기타 부동산펀드 50% 등 펀드유형별 대출한도를 정해놓고 담보대출을 하고 있다. 담보대출 금리는 91일 CD유통수익률에 2.0%를 더해 적용한다. 한국씨티은행도 지난 7월 중순부터 고객이 가입한 펀드를 담보로 인터넷에서 편리하게 즉시 대출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은행을 통한 펀드담보대출은 지금까지 그리 활성화되지 못했다. 전용상품이 없었고 고객 수요도 크지 않았다. 국민은행의 펀드담보대출 취급잔액은 6일 기준 지난해말 대비 64% 증가했지만 1077억원에 그쳤고 우리은행도 80억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최근 펀드 판매가 늘어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고객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은행 입장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펀드 가입 고객들이 크게 늘면서 자신이 가입한 펀드를 예금처럼 봐달라는 고객들의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며 "원하는 고객들이 많은 만큼 앞으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자금운용처에 대한 부담은 남아 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펀드담보대출의 자금용도가 투기자금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 때문에 본격적인 마케팅을 따로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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