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의 일반론과 달리 이번에는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전격적인 출마로 보수세력이 되레 분열 위기에 직면했다.
'실용보수'를 상징하는 이 후보와 '정통보수'를 자처하는 이 전 총재의 대격돌이 벌어지고 있다. 이른바 '우파의 대분열, 보수의 핵분열'이다.
덩달아 대선판 화두의 변화 기미도 엿보인다. '경제'라는 시대정신이 상대적으로 희미해지고 '이념과잉'의 선거판이 재연될 조짐이다.
이 전 총재의 출마로 보수층은 선명한 대결 구도로 갈리고 있다. 크게 이 전 총재를 지지하는 '올드라이트(구보수)'와 이 후보를 지원하는 '뉴라이트(신보수)'가 두 축이다.
보수 외곽단체들과 팬클럽들도 이 후보와 이 전 총재를 중심으로 합종연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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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총재의 출마를 촉구해 온 창사랑과 중도실용개혁연대, 충청의미래와 함께 박근혜 전 대표측 '박사모'도 이 전 총재의 출마에 긍정적이다.
"좌파정권을 종식시키는 확고한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이 전 총재의 출마가 불가피하다(창사랑)" "이 후보로의 정권교체는 분명히 반대하며 이 전 총재의 출마를 반대하지 않는다(박사모)"는 입장이다.
반면, 이 후보 지지성향은 뉴라이트전국연합과 자유주의연대 등은 이 전 총재를 강하게 비판했다.
"보수세력을 분열시키며 출마를 강행하겠다는 것은 대권병이 옮아온 것(자유주의연대) "이 후보의 낙마나 유고를 대비하기 위해 출마한다는 것은 '제2의 이인제'가 되는 길(자유주의연대)"라고 몰아세웠다.
보수논객들의 입장도 엇갈린다. 조갑제 월간조선 편집위원은 이 전 총재 지지를,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는 이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보수의 분열로 대선의 중심축이 '경제'에서 '이념'으로 바뀔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념 대결의 장으로 대선판이 변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보수 진영이 이 후보와 이 전 총재측으로 갈린 사이 범여권의 후보단일화가 이뤄지면 2002년처럼 이념 선명성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