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昌 '우파의 분열', 보수의 선택은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7.11.0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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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라이트vs뉴라이트… 대선화두 '경제'서 '이념'으로 바뀔수도

"우파는 부패때문에 망하고, 좌파는 분열때문에 망한다(?)"

정가의 일반론과 달리 이번에는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전격적인 출마로 보수세력이 되레 분열 위기에 직면했다.

'실용보수'를 상징하는 이 후보와 '정통보수'를 자처하는 이 전 총재의 대격돌이 벌어지고 있다. 이른바 '우파의 대분열, 보수의 핵분열'이다.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으려던 우파의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진보·개혁 세력과의 전면전에 앞서 '보수대결집'이라는 과제의 선결이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덩달아 대선판 화두의 변화 기미도 엿보인다. '경제'라는 시대정신이 상대적으로 희미해지고 '이념과잉'의 선거판이 재연될 조짐이다.



보수의 분열과 결합 등 세포분열은 필연적으로 상대 진영의 결집을 야기해 이번에도 보수와 진보개혁 진영이 '51대49'의 박빙 승부를 벌이게 될 것이란 성급한 관측도 나온다.

이 전 총재의 출마로 보수층은 선명한 대결 구도로 갈리고 있다. 크게 이 전 총재를 지지하는 '올드라이트(구보수)'와 이 후보를 지원하는 '뉴라이트(신보수)'가 두 축이다.

보수 외곽단체들과 팬클럽들도 이 후보와 이 전 총재를 중심으로 합종연횡하고 있다.


이 전 총재의 출마를 촉구해 온 창사랑과 중도실용개혁연대, 충청의미래와 함께 박근혜 전 대표측 '박사모'도 이 전 총재의 출마에 긍정적이다.

"좌파정권을 종식시키는 확고한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이 전 총재의 출마가 불가피하다(창사랑)" "이 후보로의 정권교체는 분명히 반대하며 이 전 총재의 출마를 반대하지 않는다(박사모)"는 입장이다.



반면, 이 후보 지지성향은 뉴라이트전국연합과 자유주의연대 등은 이 전 총재를 강하게 비판했다.

"보수세력을 분열시키며 출마를 강행하겠다는 것은 대권병이 옮아온 것(자유주의연대) "이 후보의 낙마나 유고를 대비하기 위해 출마한다는 것은 '제2의 이인제'가 되는 길(자유주의연대)"라고 몰아세웠다.

보수논객들의 입장도 엇갈린다. 조갑제 월간조선 편집위원은 이 전 총재 지지를,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는 이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보수의 분열로 대선의 중심축이 '경제'에서 '이념'으로 바뀔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념 대결의 장으로 대선판이 변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보수 진영이 이 후보와 이 전 총재측으로 갈린 사이 범여권의 후보단일화가 이뤄지면 2002년처럼 이념 선명성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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