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기관의 화려한 귀환(?)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2007.11.07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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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반도체·은행·자동차주 순매수에 코스피 최고치 경신 코 앞

"기관들이 돌아오는가"

8월중순 신용경색 우려로 주가가 급랭했을 때는 물론 그 이후 몇번의 고비때마다 분위기 반전의 해결사는 다름아닌 '기관'이었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들이 무서운 속도로 주식을 내다 팔 때, "기관들이 주식을 사줘야 우리증시가 버틴다"는 역할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았다.



그러나 기관들은 주가가 단기 저점을 확인하고 오를 때(8월16일, 9월19일, 10월26일)만 큰 힘을 쏟을 뿐 좀처럼 적극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랬던 기관이, 어제에 이어 오늘도 주식을 사모으고 있다. 아직까지 기관들이 본격 매수에 나서는 것으로 확신하기에는 이르다.



그러나 이번 매수는 이전까지의 패턴이었던 '저점 매수' 이상의 의미를 둬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만큼은 확산되고 있다. 기관 순매수에 화답하듯 코스피지수는 역사적 최고가에 바짝 다가서며 기록경신을 코앞에 두고 있다.

7일 오전 11시4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2073.26으로 전일대비 0.93%(19.02p) 오르고 있다.

전날 2050을 돌파한 지수는 이날 또다시 장출발부터 상승갭(전일종가보다 당일 시가가 크게 올라 차트상에 공백을 보이는 현상)을 연출하며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다.


◇차트 다시 정배열, 상승세 지속될까

차트는 또다시 좋아졌다. 단 이틀간의 상승으로 단기와 중기 이동평균선들은 일제히 정배열됐다. 이 추세라면 2100도 성큼 돌파할 것 같은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지수 강세 흐름은 기관들의 순매수가 결정적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기관들은 이날 오전 11시40분 현재 1804억원어치를 순매수하고 있다. 전날 4820억원 순매수에 이어 대거 주식을 사모으고 있다. 반면 프로그램 매도 물량은 크게 줄었다.

특히 중국 증시 조정 분위기 속에서 기관들의 베팅이 나오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화제를 모으고 있는 미래에셋 인사이트 펀드에 지금까지 2조7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린데다 다른 주식형 펀드들도 소폭이나마 자금 순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매수여력은 충분한 셈이다. 일부 종목은 또다시 미래에셋증권 창구가 매수 1위를 보이고 있다.

◇IT, 자동차, 통신서비스 등 소외주 주목



기관들이 사고 있는 종목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소외됐던 반도체주는 물론 은행주와 통신서비스주, 자동차주로 확산되고 있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홍콩 중국증시가 불안한 상황에서 주가가 강세를 띠고 있는 것은 그만큼 시장의 힘이 쎄다는 뜻도 된다"며 "미국의 부동산 경기침체와 달러약세가 재앙이 아니고 주식시장 입장에서는 오히려 비달러자산 투자선호도를 높여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IT와 통신서비스, 자동차 등 지금까지 소외됐던 업종들이 남다른 저평가 매력으로 기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 업종이 오르면 예상외로 지수가 강세흐름을 지속해갈 수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현재 2008년 주당순이익 기준으로 PER(주가수익비율)은 IT주 12.4배, 금융주 9.7배, 통신서비스 10.4배 등으로 가격메리트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관들이 '대세 매수'에 나선다고 보기에는 변수들이 남아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KTB자산운용 김형찬 주식운용1본부장은 "기관들이 전반적으로 소외업종 주식을 사모으기 위한 자금여력은 충분하다고 본다"며 "그러나 아직까지 중국과 홍콩 증시가 불안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 시장의 추이가 매수를 위한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말 펀드수익률 관리를 해야하는 상황에서, 중국 증시가 어떻게 실마리를 풀어가느냐에 따라, 기관들의 화려한 귀환을 기대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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