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밥캣 투자에 통화스왑 '흔들'

더벨 황은재 기자 2007.11.0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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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 4곳, 보브캣 전환 우선주에 8억$ 투자

두산인프라코어의 밥캣 인수 관련 달러 자금 수요가 통화스왑(CRS) 시장에 영향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증권사들이 밥캣의 전환 우선주에 투자하기 위해 원화를 달러로 바꾸면서 CRS 금리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통화스왑(CRS)은 달러 원금과 원화 원금을 바꾸는 거래로 원화를 주고 달러 원금을 사용하는 수요가 늘 경우 CRS 금리가 떨어진다. 만기 1년 이상으로 통화 교환이 이뤄지며, 1년미만은 외환스왑(FX스왑)으로 거래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의 해외법인인 두산홀딩스 USA와 두산홀딩스 Europe Limited가 보브캣 인수를 위해 달러표시 전환우선주를 발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국내 증권사 4곳이 전환우선주 투자자로 나섰다.

달러가 필요한 증권사들은 지난달 26일~11월1일까지 CRS 시장에서 8억달러의 스왑을 일으켰다. 증권사는 스왑은행에 원화를 주고 은행은 증권사에 달러화를 줬다.



밥캣 관련 전환우선주 투자는 신영증권이 2억5000만달러로 가장 많고, 한국투자증권과 동양종금증권이 각각 2억달러, 미래에셋증권이 1억5000만달러, 총 8억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증권은 지난달 30일 공시를 통해 "두산인프라코어의 해외법인인 두산홀딩스USA와 두산홀딩스 유럽에 1816억원(2억 달러)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두산그룹의 양 해외법인은 두산인프라코어가 미국 경장비업체인 보브켓 인수를 위해 설립한 회사이다.

신영증권도 자기계정투자를 통해 두산홀딩스USA의 주식 97주(43억9500만원)와 두산홀딩스유럽의 주식 103주(46억6700만원)를 취득했고 자사가 섭외한 투자자 등의 투자금액을 합산할 경우 총 투자금액은 2265억원(2억5000만달러)라고 밝혔다.


증권사들의 밥캣 인수와 관련한 통화스왑 거래는 주로 만기 5년물을 중심으로 일어났다. 5년 내에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을 경우 영구우선주가 된다는 조건이 있어 전환우선주의 실질적인 만기는 5년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증권 관계자는 "스왑거래는 5년 만기로 이뤄졌다"며 "오는 11월6일 경에 달러 투자 자금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 1~2일을 전후로 보브캣의 전환우선주 투자와 관련한 증권사들의 스왑이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스왑시장에서도 8억달러 규모의 에셋스왑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련 달러 전환수요가 있다는 것. 일각에서는 두산엔진과 두산인프라코어가 원화자금을 달러로 바꾸려는 스왑을 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러나 시장 관계자들은 "최근 일어난 밥캣 관련 통화스왑은 증권사들의 달러 확보용이었다"며 "두산쪽에서 스왑에 나서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증권사들의 8억불 스왑 거래로 이자율스왑과 통화스왑 금리차인 스왑베이시스는 소폭 확대됐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이 발행 준비중인 5년만기 선순위 무담보채권(외화표시)에 스왑 거래 영향으로 스왑베이시스의 확대는 제한됐다.



증권사들은 원화를 달러로 바꿨지만 현대캐피탈은 달러를 외화로 바꾸는 거래에 나서면서 거래 수요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전환우선주는 일정요건을 충족하면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우선주를 말한다. 전환사채와 비슷하지만 전환우선주는 자본금, 전환사채는 부채로 인정되는 차이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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