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김정희 연구가이며 개인 컬렉션인 ‘모암문고’를 소장하고 있는 이영재(77)씨는 국내 미술품 경매업체를 포함해서 추사 김정희 선생의 위작이 지나치게 많다고 6일 밝혔다.
이영재씨는 “추사 김정희 선생의 작품으로 알려진 미술품 중 상당수가 가짜”라며 “추사 김정희 선생의 ‘획’을 볼 줄 알아야 감정이 가능한데 국내에 그런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다른 학문보다 어려운 추사 예술 작품 세계를 한두 가지 서체만으로 감상하려는 데서 잘못된 감정이 나온다”며 “상하 좌우 알맞게 배자하는 추사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점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용수 시카고박물관 동양미술부 연구원도 “가짜 추사 작품이 진품이 되고 진품이 가짜가 되는 수모를 겪고 있다”며 “이는 추사의 서도정신과 운필법을 바르게 이해하고 연구하는 작가가 없었다는 입증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영재씨, 신권 1000원 작품 소유주=신권 화폐 1000원짜리 뒷면에 산수화 한폭이 있다. 퇴우이선생진적첩에 있는 ‘계상정거’(溪上靜居)라는 작품이다.
▲신권 1000원 뒷면에 그려져 있는 ‘계상정거’(溪上靜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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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재씨는 지난 1960년대 말 추사 김정희 선생의 서체에 매료돼 약 40여년간 연구해왔다.
그는 지난 2005년 ‘추사진묵’이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학계에 파문을 던졌다. 당시 추사 김정희의 작품 가운데 위작이 상당히 많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관중인 원본
이씨는 “획에 흔들림이 없어야 하고 글자에 덧붙임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위작은 익숙하지 않은 서체를 쓰기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직접 서예를 해서 일정 경지 이상 올라야 이를 식별할 수 있을 것”이리고 말했다.
그는 “상업의 힘으로 움직이는 고미술계에서 위작문제가 언젠가는 불거질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진행상황을 지켜보면서 소송도 제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