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증시 아직 버블 아니다"-BBC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7.11.0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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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5개는 중국 기업이다. 중국 정부는 이런 사실에 자부심을 느낄지 모르지만 일부에서는 버블의 전조로 해석하고 있다.

영국 BBC뉴스는 1일 페트로차이나가 전세계 시총 2위로 부상한 것에 대해 중국 경제의 성장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임과 동시에 닷컴버블에 비견될 만한 거품의 증거라고 보도했다.



중국 주식의 과열 양상을 상징하는 단어가 '차오구(炒股)'다. 뜻은 주식을 볶는다는 말이다. 주식을 볶을 정도로 변동성이 심하다는 이야기다. 사실 중국의 증시는 카지노 수준이다. 중국상하이종합지수의 주가수익비율은 50배 수준이다.

마틴커리의 펀드매니저 크리스 러플은 그러나 "중국 시장은 다른 증시와 같은 기준을 가지고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물가상승률은 은행 예금 이자 상승률을 훨씬 웃돌고 다른 나라 처럼 부동산 투자도 자유롭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주식 투자는 자산을 불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다. 이 마저도 중국내로만 제한돼 과열을 피할려야 피할 수 없다는 논리다.

이 매니저는 "정상적인 시장이라면 현재 상황은 과열이 분명하지만 중국 경제는 폐쇄된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이 매니저의 분석에 따르면 주가수익비율이 높은 것도 나름의 이유는 있다. 중국 기업들은 매년 30%대의 순익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기업들의 경영 수완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주가수익비율이 높아도 얼마든지 실적이 이를 낮출 수 있다는 기대감이 깔려 있는 것.


여기에다 중국 정부가 내년 올림픽 이전에는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증시 급락은 피하게 할 것이라는 배짱 심리도 과열에 한 몫하고 있다.

영국 노팅엄대학 중국정책연구소의 야로 수지에 교수는 최근 몇년 새 대형 기업의 IPO가 늘어난 것도 증시에 열기를 보탰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6년 전만 하더라도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대기업이 별로 없었다"면서 "이런 분위기가 투자 열기를 달궜다"고 말했다. 페트로아차이나가 이번주 상하이 증시 공모에서 9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한 것도 이런 열기가 반영된 결과다.



수지에 교수는 그러나 만약 성장성이나 재무 건전성이 증명되지 않은 소규모 기업들의 IPO에도 벌떼 같은 자금이 몰리면 그것은 버블 신호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기업 보다 작은 기업들의 공모에서도 가격이 로켓처럼 치솟는다면 그것은 내게 명백한 버블 사인"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세계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중국 기업은 페트로차이나(2위), 차이나모바일(4위), ICBC(5위), 시노펙(7위), 차이나라이프(10위) 등이다. 5위권에는 엑슨모빌(1위)과 제너럴일렉트릭(3위) 등의 기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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