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 이번엔 내리고 다음엔 없다?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10.3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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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달러와 인플레 의식해 추가인하 기대는 떨어뜨릴 듯

"벤 버냉키 연준(FRB) 의장을 비롯한 통화정책 결정권자들은 금리인하가 내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시장이 그들을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31일(현지시간) 예정된 연준의 금리인하 결정을 앞두고 블룸버그통신은 연준의 입장과 금융시장 참여자들의 기대에 적지않은 차이가 있다며 연준이 이번에 금리인하를 하면서 추가 금리인하 기대를 식히는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달 18일 금리를 예상밖으로 0.5%포인트나 인하한 이후 추가적인 금리인하에 대한 어떤 시그널도 던지지 않았다. 버냉키 의장은 "(금리인하는) 매우 도전적인 것"이라는 말만 2차례 하며 정책 결정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금리인하가 가져올 인플레이션 위험을 적지않게 의식한 것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시장참여자들은 추가 금리인하가 '이미 확보된 것'으로 받아들이고있다. 이는 연방기금 선물 가격에 그대로 반영됐다.



선행지표 역할을 하고 있는 연방기금 금리선물은 30~31일 이틀간 열리는 10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 금리가 4.5%로 종전보다 25bp 내려갈 확률을 거의 100% 반영하고 있다. 금리인하 기대로 미증시는 연일 반등했다.

만약 연준이 이달말 금리를 동결시켜 기대와 다른 결정을 한다면 시장은 적지않게 실망할 것이고 크게 휘청거릴 게 뻔하다. 바로 이점을 연준은 걱정하고 있고 그래서 금리인하를 이번에는 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라잇슨 ICAP의 루이스 크랜달은 "연준는 태생적으로 금리 인하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연준은 또한 쓸데없이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내키지 않은 금리인하를 해야하는 현실이라는 판단이다.


연준은 이에 따라 이번에는 시장에 밀려 금리인하를 단행하더라도 추가 금리인하 기대는 냉각시키는 '중재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계속적인 금리인하가 가능하다는 인식이 강화될 경우 약달러와 인플레 위험을 동시에 부채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가를 비롯한 상품 가격 상승도 경제에 적지않은 부담이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간 체이스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추가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를 완화시키기 위해 성명서에서 이를 잘 반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주택시장 침체로 대표되는 경기침체 위협이 존재하는한 연준의 금리인하는 계속 될 수 밖에 없다는 전망도 적지않다. 메릴린치의 80억달러 상각, 월가의 대규모 인원 구조조정, 늘어나는 모기지 연체 등을 감안할 때 신용경색으로 인한 미국 금융시장 나아가 경제의 상처가 쉽게 치유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베테랑 FED 워처인 데이비드 존슨는 "12월 FOMC에서도 25bp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며 "심각한 신용위기로부터 미국 경제를 적절히 방어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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