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이부진씨,삼성석화로 500억대 이득"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7.10.29 14:36
글자크기

제일모직.삼성전자, BP지분 의도적 포기 가능성 ..경영권 편법승계 위해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장녀 이부진씨가 삼성석유화학의 BP(브리티시 페트롤리엄)지분을 이면계약 등을 통해 헐값에 인수함으로써 경영권을 편법승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이 과정에서 이부진씨가 500억원대의 이득을 거뒀고 제일모직 (0원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 등 삼성 계열사는 결과적으로 손실을 입었다는 지적이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29일 산업은행에 대한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국정감사 질의에서 "제일모직 등 삼성 계열사들이 의도적으로 BP 지분을 포기해 알짜기업의 경영권을 이부진씨에게 승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삼성석화는 지분 47.4%를 삼성 계열사들이 소유하고 있고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이 47.4%, 신세계가 5.2%를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달 초 BP 지분 47%를 이부진 씨와 삼성물산이 나눠 인수하면서 부진씨가 33.2%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제일모직(21.39%)과 삼성전자(12.96%) 지분은 상대적으로 줄어 사실상 경영권을 부진씨가 승계한 결과가 됐다.

납입자본금 198억원에 연매출 1조4000억원대인 삼성석유화학은 삼성 내에서도 알짜기업으로 손꼽혔다. 지난 2005년까지 4년 동안 평균 740억원대의 경상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한국합섬 계열사인 HK 채권 등을 대거 대손상각(544억원)하면서 1117억원의 경상손실을 입었다.



언론에 따르면 삼성측은 “삼성석화가 지난해 큰 폭의 적자를 내는 바람에 계열사들이 BP주식인수를 거부해 오너일가가 책임지는 차원에서 이부진씨가 총수일가를 대표해 인수에 나섰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그러나 "꾸준히 이익을 내던 삼성석화가 지난해 큰 폭의 적자를 낸 것은 이상하다는 것이 금융시장의 평가"라고 말했다. HK가 현재 M&A가 추진되고 있어 정상가동될 경우 대규모 대손상각액이 다시 이익으로 환입될 것이라는 분석을 고려하면 더더욱 문제라는 것이다.

심 의원은 특히 이부진씨의 인수가격에 문제를 제기했다. 부진씨는 BP지분을 주당 37.23달러, 우리 돈으로 약 3만4000원에 인수했다. 금감원 전자공시자료에 따르면 삼성석화의 2005년말 기준 주당순자산은 6만9000원대고,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감안해도 2006년말 기준 주당순자산은 4만6000원대로 부진씨 인수가격과 큰 차이가 있다.


심 의원은 삼성석화가 1998년 이후 10여년간 자산재평가를 하지 않아 보유토지(장부가 378억원)를 시가로 평가하고,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미래가치를 실질순자산 가치의 30% 정도로 평가할 경우 주당 적정 매각가격은 최소 7만6000원대라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삼성석화의 지난해 대규모 적자가 충당금 과다산입에 의한 일시적 적자임을 감안하면 순자산 가액에도 못 미치는 헐값매각이며, 삼성과 BP사이에 모종의 이면계약이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이부진씨는 이번 거래로 최소 550억원 이상의 이득을 보았으며 기존 대주주로 지분 인수를 포기한 제일모직과 삼성전자는 그 만큼의 손실을 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삼성석화의 BP 지분 인수과정에서 제일모직 등 삼성계열사들이 의도적으로 BP 지분을 포기해 알짜기업의 경영권을 이부진씨에게 승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과거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발행으로 문제가 됐던 허태학 전 에버랜드 대표이사 겸 호텔신라 대표이사가 지난해 삼성석유화학의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도 이같은 일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앞으로 화학부문이 삼성그룹의 한 축으로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실제로 제일모직,삼성정밀화학 등 삼성그룹의 화학계열사들이 전자재료 등 삼성그룹의 핵심비즈니스와 연계된 사업구조로 변화하고 있다"며 "현대차 (250,500원 ▲4,500 +1.83%)글로비스 (117,300원 ▼300 -0.26%)와 유사하게 향후 삼성석화에 계열사들의 일감몰아주기나 계열사들간 인수합병과정에서 차액챙기기 등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쉶궗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