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국감, BBK로 '알쏭달쏭 말의 성찬'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2007.10.2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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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문자 답변자 날카로운 신경전

26일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는 역시나 BBK였다. 하지만 더 어려워졌다. ‘같기도’ 한 말들이 난무했다. BBK 주가조작 사건도 어렵지만 미묘한 말들의 뉘앙스를 구분하기는 더 어려웠다.

◇미흡하다 vs 아쉽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전날에 이어 금감원의 BBK 주가조작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집중 추궁했다.



김영주 의원은 “지금까지 금감원은 김경준씨를 직접 조사하지도 않았으면서 계속 (BBK 주가조작 사건이) 이명박 후보와 관련이 없다고 얘기해 왔다”며 “조사가 미흡했던 것 아니냐”고 다그쳤다.

이에 대해 김용덕 금융감독원장은 “아쉬운 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코스닥이 붕괴되던 시점이어서 400여건의 조사가 밀려 있었다”고 답변했다.



김태년 의원은 질문은 보다 집요했다. 김 의원은 “금감원은 김경준씨에 대해 조사가 이뤄졌다고 했는데 실상은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금감원장이 조사 안 받은 사실을 몰랐던 것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BBK 투자자문과 BBK 주가조작 사건) 전체를 생각하다 보니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당시 조사가 미흡한 것 아니냐”고 재차 물었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핵심 인물인 김경준을 적어도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직접 조사를 못한 것은 아쉽다”며 “김경준씨를 조사했었더라면 조사가 보다 완벽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한참을 참았다는 듯 “도대체 ‘미흡하다’는 것과 ‘아쉽다’는 것이 무슨 차이가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조사 vs 재조사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 모두 금감원을 향해 재조사를 집요하게 요구했다. 하지만 대상은 너무 달랐다. 대통합민주신당은 BBK 주가조작 사건의 ‘몸통’이 이명박 후보라며 줄기차게 BBK 주가조작 사건을 재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대선 후보의 처남인 민준기씨가 연루된 주가조작 사건을 재조사해야 한다고 맞불을 놨다.

김정훈 의원은 "금감원이 당시 민 씨의 계좌를 추적하지 않는 등 정상적인 조사 절차를 위반했다"며 여당의 실세였기 때문에 봐 주기식 수사를 한 것 아니냐고 공세를 폈다. 이에 앞서 김 의원은 “정동영 후보가 처남을 동원해 비자금을 만들었는지 압력을 행사 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일반적인 과정에 비춰보면 처리과정이 석연치 않다”며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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