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석 이사, 명분·세력 잃고 '백기투항'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07.10.2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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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아버지께 사죄, 이사 추천 철회"… 동아제약 경영권 분쟁 일단락

동아제약 (124,600원 ▲400 +0.32%) 현 경영진과 경영권 갈등을 빚어왔던 강문석 이사가 사실상 임시주주총회를 포기하고, 경영권 다툼에서 패배를 인정했다. 이번 경영권 다툼에서 명분과 세력 모두를 잃은 강문석 이사가 사실상 백기투항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강문석 이사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며 불효했던 아들로서 사죄를 드린다”며 “형제간의 화합과 회사의 발전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또, 임시주총 이사후보 중 이준행 교수에 대한 추천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강문석 이사 측 관계자는 "임시주총을 철회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절차가 남아 있어 이를 포기하지 않았을 뿐”이라며 "사실상 임시주총을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강문석 이사측의 이러한 결정은 법원과 기관투자자들이 현 경영진을 지지하면서 더 이상 싸울 ‘명분’과 ‘세력’을 모두 잃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날인 25일 서울북부지법은 동아제약이 교환사채(EB) 발행을 통해 매각한 자사주에 대해 강문석 이사 측이 제기한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경영권 분쟁의 갈등의 가장 큰 이유중 하나였던 'EB발행’ 문제가 법원에서 현 경영진에 유리한 방향으로 결정남에 따라, 강 이사측은 경영권 교체의 가장 중요한 명분을 잃게 됐다. 여기에 강 이사가 회사 등기이사 선임을 약속하고 이를 댓가로 20억원을 무이자대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강 이사는 도덕적인 부분에서도 큰 타격을 받았다.

또, 아버지인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에 정면 대항하는 모습이 사회적인 지지를 받지 못한 것도 강이사가 경영권 다툼을 포기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강 이사는 이를 의식한 듯 이번 보도자료에서 “아버님에 대한 이런 못난 아들의 행동은 제가 평생 지고 가야 할 업보로 남는 것 같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게다가,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이 중립투표를 하지 않고 현 경영진 지지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의결권 다툼에서도 현 경영진에 크게 뒤지고 있어 표대결 자체가 무의미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명분과 세력 모두에서 힘을 잃은 강문석 이사 입장에서는 더 이상 경영권 싸움을 끌고 나갈 여력이 없었던 셈이다.


한편, 강 이사는 "앞으로 저는 아버님께서 뜻하시는 대로 적극적으로 따르며 형제간의 화합과 회사의 발전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얼마전 기자 간담회에서 강이사는 "현 경영진을 불신하며 경영권 확보를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한바 있다. 그는 할아버지가 물려주신 땅을 팔아서라도 동아제약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강 이사가 회사의 발전을 명분으로 또 다시 경영권 확보에 나설수 있는 가능성은 아직 열려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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