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100대 기업중 54곳서 대주주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2007.10.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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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투자 비중 커지면서 민간부문 지배자 등극 우려

국민연금기금 투자 규모가 200조원을 넘어서면서 국민연금이 국내 주요 대기업을 흔들 수 있는 막강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재희 의원(한나라당)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올해 3월 현재 '시가총액 100대 기업 투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100대 기업 중 절반이 넘는 54개 기업에서 국민연금이 5대주주 이상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국민연금이 최대 주주인 기업이 1개이며 2대 주주와 3대 주주인 기업이 각각 16개, 4대 주주인 기업이 12개, 5대 주주 기업은 9개로 파악됐다.

또 지분율이 5%인 이상인 기업이 8.2%인 대한항공을 비롯한 15개나 됐고, 4% 이상인 기업은 KT&G 등 9개 기업, 3% 이상인 기업은 SK텔레콤 등 19개 기업이 존재했다. 100대 기업 중 43개 기업에서 국민연금이 3%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의 국민연금 지분율을 보면 △삼성전자 2.7% △포스코 2.9% △국민은행 3.6% △신한금융지주 3.6% △우리금융지주 2.4% △케이티 2.6% △SK텔레콤 3.2% 등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기금의 국내 주식 투자액이 2006년 말 기준으로 전체 시가총액의 2.12%인 점을 감안하면 국민연금이 2% 조금넘는 지분으로 100대 기업의 절반 이상에서 대주주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올해 6월 현재 기준으로는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 비율은 13.9%로 확대됐으며 내년 말까지는 17%까지 오르게 된다. 국민연금은 기금 적립액이 400조원 가까이 이르게 되는 2012년에는 국내주식 비중을 20%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으로 있다.


전 의원은 "현재의 국민연금 포트폴리오만으로도 국내 주식시장에서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지배력이 점점 커져 민간 부분을 좌지우지하는 시장경제의 지배자로 등장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 의원은 또 "만약 국민연금이 경영권 참여를 위주로 영향력을 확대하면 민간부문을 과도하게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연기금 사회주의 가능성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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