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기술주 얼마나 믿어야할까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10.2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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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효과로 기술주 선전예상..금융주는 8월 저점 위협

애플의 4분기 순이익이 67% 급증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미국은 물론 아시아증시까지 반등세를 보였다. '애플 효과'였다. 애플은 주당 86센트의 순이익이 예상됐는데 1.01달러를 냈다. 장기전으로 접어든 서브프라임 사태, 고유가, 경기침체 우려 등 산적한 악재 속에서 애플의 실적은 뉴욕증시에 상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망가졌지만 기술주, 수출주 실적은 약달러와 맞물려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음을 대변한다. 이번 G7 회담에서 미국이 지금의 약달러에 대해 이렇다할 불만을 표시하지 않은 의문이 일부 해소되는 장면이다.

애플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지난주 금요일의 급락을 만회할 정도일지 아니면 하루짜리 호재에 그칠지 관심이다.



◇금융주는 따가운 시선..금리인하 대세
기술주가 힘을 내는 반면 금융주는 형편없다. 최악의 실적은 낸 씨티그룹을 비롯 뱅크 오브 아메리카, 리먼브러더스, 컨트리와이드 등이 8월 저점을 이탈했거나 저점 수준에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금융주가 지난 여름에 경험했던 조정을 겪고 있다며 위험 회피 현상이 돌아왔다고 짧은 장세진단 칼럼(short view)을 통해 진단했다. 8월의 위기가 ‘겁쟁이’와 같은 심리불안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지금 시장은 경기침체라는 새로운 펀더멘털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금융시장의 가격은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미국의 3개월 리보금리(은행간 대출금리)는 지난주 급락했고 전날에는 5.09%로 떨어졌다. 2주전에는 5.25%에 달했다. 이는 은행들이 여전히 담보물에 대해 크게 신뢰하지 않음을 뜻한다.

리보금리는 정상시 연방기금 목표금리에 비해 11bp 높다. 현재 스프레드는 34bp에 이른다. 신용경색이 불거지기 전보다 높지만 하락하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이는 증시에 긍정적이다.

연방기금 선물시장 움직임을 보면 이달말 연준(FRB)의 추가금리인하는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9월 증시 급반등의 계기는 금리인하였다.


그러나 특히 주식 트레이더들은 지금 경기위험에 대한 불안감이 커 값싼 주식의 매력에 연연하지 않는다. 경기침체는 경기관련 소비주가 장기간 부진하고 금값이 랠리를 보이는 데서도 잘 반영되고 있다.

지난주 월가의 은행들은 끔찍한 3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신용경색에 크게 영향받은 것이다. 여기에 지난주 G7 회의에서 달러화 약세를 반대하는 어떤 성명도 나오지 않아 외환시장의 불안감이 커졌다. 이는 증시에 파급될 전망이다.



호전된 경기지표가 나오면 분위기는 호전될 것이다. 현재는 우울한 비관론이 금융주를 압도하고 있다.

FT는 별도의 기사를 통해 G7 회담을 계기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며 캐리트레이드로 대변되는 위험 선호도가 약화됐다고 짚었다. BNP파리바의 리차드 길훌리 채권 전략가는 "G7 회담과 일치한 시점에서 캐리트레이드가 청산됐다. 이를 나타내는 지표인 엔/유로 환율이 급락했다"고 말했다. 엔화는 유로화에 대해 1.2% 올라 161.70달러에 거래됐는데 이는 9월 중순 이후 최고치다.

◇실적 시즌 절정
실적 시즌이 절정이다. 애플의 실적 호전에 따라 출발은 비교적 가벼울 것으로 예상된다. 23일에도 록히드마틴 듀퐁 AT&T 아마존닷컴 등 많은 기업들이 실적을 공개하고 시장의 평가를 받는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9년간 끌어온 반독점 분쟁에서 결국 백기를 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움직임도 중요하다. MS는 천문학적인 벌금을 물어야할 것으로 보인다.

대세에 영향을 미칠 경기지표 발표는 없다. 대신 이번주에는 중국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산업생산, 소매판매, 3분기 국내총생산(GDP) 등 주요지표를 일제히 공개한다. 과열 경고를 계속 듣고 있는 중국 증시가 정부의 긴축 의지에 맞서 어느 정도 선전할 지도 투자자들의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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