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너무 쉬운 '바닥찾기'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2007.10.2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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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바닥 찍었다" vs "바닥 멀었고 이제 시작" 팽팽히 맞서

"바람의 방향을 알기 위해 반드시 일기예보자가 될 필요는 없다"는 주식 격언이 있다.

바람의 방향은 그냥 땅위에 자란 풀을 뜯어 흩날려만 봐도 알 수 있다. 혹은 굴뚝의 연기를 보거나 손가락에 침을 묻혀 아는 방법도 있다. 단순한 정보 하나를 알려고 굳이 온난전선이니 한랭전선이니 이슬점이니 하는 과도한 전문지식을 쌓을 필요는 없다.

주가의 바닥을 알기 위해서도 우리 모두가 굳이 투자전략가가 될 필요는 없다. 바람의 방향을 아는 방법처럼 각자 자신만의 노하우를 전문가들의 생각과 접목시켜보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차트가 완성되면 "이때가 바닥이었네"하고 너무도 쉽다는 생각이 들지만 정작 그 당시는 바닥이 어딘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온갖 전문가들의 방법을 동원해 이를 추론할 뿐이다.

23일 증권업계 전문가들 사이에는 어제 1875를 찍은 코스피지수에 대한 바닥 논쟁이 활발하다. 어제 이미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 있는 반면 "바닥은 멀었고 이제 시작이다"라는 추가 하락설도 있다.



◇추가 하락 가능하다

먼저 추가하락 가능설. 이 주장을 펼치는 전문가들은 오늘 코스피지수가 반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힘이 부족하다는 데 주목한다. 전문가들은 "만약 1900이 바닥이라고 시장이 인식하고 있다면 오늘 강한 반등이 나타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아직까지는 어제 급락 충격의 연장선상으로 앞으로 지수가 우하향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 출발과 함께 1936.92를 찍으며 1.74%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전형적인 낙폭과대 이후 상승갭(전일 종가보다 당일 시가가 크게 오르며 차트상에 공백이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상승갭의 강한 모습을 지켜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후 코스피지수는 상승폭을 줄이며 갭을 메꿔갔다.


동양종금증권 정인지 연구원은 "오늘 힘찬 반등을 못하고 긴 음봉이 나온 것은 그만큼 시장에 힘이 없다는 것"이라며 "만약 이번주 내내 이렇게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면 다시 장대음봉이 나오며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어제 바닥 찍었다



반대로 어제 이미 바닥을 찍었다는 주장도 있다. 이 주장을 펼치는 전문가들은 지수와 정반대 움직임을 보였던 ADR(등락비율)이 어제 바닥을 쳤기 때문에 이에 후행하는 지수도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부증권 지기호 투자전략팀장은 "코스닥시장의 ADR은 어제 73.88%로 바닥을 찍었고 코스피시장의 ADR도 어제가 79.71%로 바닥이었다"며 "이제 상승종목이 하락종목보다 많아지며 지수도 상승세를 재가동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급락 충격에 따른 프로그램 매도 물량도 나올 것은 거의 나왔다"며 "현 상황에서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지수하락을 더 부추길 수 없고 하락세는 일단락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지난주 금요일(현지시간 19일) 미국증시 폭락도 옵션 만기일에 따른 일시적 영향이 컸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늘 새벽 다시 반등에 성공했기 때문에 추가 급락 충격에서는 벗어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지 팀장은 "미국 증시도 60일선과 120일선(다우존스지수 기준)이 강한 지지선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에 더이상 급락 충격은 없을 것"이라며 "우리증시도 다음주부터는 다시 상승세를 가동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간이 흘러 차트가 완성되면 너무도 쉬운 '바닥찾기'가 어떤 모습으로 진행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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