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특히 발표시기가 한달 정도 지연된 것도 내부적인 판단에 따라 발표시기를 조율한 것 뿐이라고 밝혔다. 이미 기술개발은 돼 있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기 보다는 3분기 실적 발표 이후에 공개하는 것이 좋겠다는 내부적인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02년 이후 매년 9월 중순에 '황의 법칙'을 발표해 왔다.
황 사장은 어느해보다 힘겨운 한해를 보내 왔다. 연초부터 급락하기 시작한 D램 가격으로 인해 반도체 총괄 실적이 최악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삼성 위기론'의 빌미를 제공했고 기흥 반도체 공장에는 사상 초유의 정전사태까지 발생, '세계 최고 기술력의 삼성전자' 신뢰도에 흠집을 남겼다.
급기야 이건희 회장이 '삼성전자가 하이닉스에 비해 수율이 뒤쳐졌다'며 황 사장을 강하게 질책하는 상황까지 맞았고 이는 '연말 경질설'로까지 확산됐다. 황 사장에게는 그야말로 '산너머 산'인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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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대내외 여건으로 황 사장은 거의 두문불출하며 기흥공장에서 칩거하다시피 했다. 대외적인 노출을 최대한 줄였고 '삼성전자 반도체의 자존심 회복'에 전력을 투입했다.
그 결과 황 사장은 시장 기대를 크게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이 3분기의 영업이익은 920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였던 7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영업이익률은 18%로 항상 비교대상이 됐던 하이닉스를 크게 웃돌았다.
황 사장은 올해 투자계획을 대폭 늘리며 또 한번의 도전을 하고 있다. 공급과잉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설투자를 늘려 '후발업체들 고사작전'에 나섰다는게 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그가 好실적과 황의법칙, 공격적 시설투자로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