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덕분에 '블랙 먼데이' 없었다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10.23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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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아시아증시를 동반 급락으로 이끌었던 '블랙먼데이' 20주년 공포는 미국 뉴욕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지난주말 2.6% 급락에서 벗어나 소폭 반등했다. 반등률은 다우지수가 0.3%로 크기 않았지만 반등 자체에 많은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스튜어트 자산운용의 짐 어워드는 "개장하자마자 급락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지수가 반등한 것은 강세장이 한번의 충격으로 곧바로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반등의 배경에는 이달말 금리인하 기대와 더불어 애플을 비롯한 기술주 실적 호전이 있었다. 약달러가 수출이 많은 기술주의 실적호전으로 이어지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금리인하 기대에도 이렇다할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하던 증시는 마감이 임박한 시점에서 장마감후 발표되는 애플의 4분기 실적이 좋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으로 매수세가 강화됐다. 금리인하 기대보다 기술주의 역할이 더 컸던 것이다. 실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다우나 S&P500보다 1.1% 오르며 강한 저항선인 20일 이동평균선을 넘기도 했다.



애플은 1년전에 비해 67% 증가한 주당 1.01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히며 투자자들의 기대에 호응했다. 90센트도 안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매출도 29%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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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다음 분기 매출도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의 전망치인 87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인 92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라고강조했다. 시간외 거래에서 애플은 8% 가까이 급등했고 나스닥100선물 가격은 이를 바탕으로 16포인트 넘게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시간외 거래에서 3% 떨어진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의 3분기 순이익도 주당 54센트로 전망치 50센트를 웃돌았다. 매출이 2.6% 줄어든 점은 걸리지만 연이은 기업 실적호전은 투자심리 안정을 도울 것이다.


대폭락 20주년이라는 혼란의 이벤트가 무사통과한 것에 대해 투자자들은 안도하고 있다. 기업실적 호전과 맞물려 짧은 안도랠리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액션 이코노믹스의 한 애널리스트는 "지난 금요일 다우지수 급락과 채권시장 챌리는 경기침체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며 "하지만 최근 경기 지표는 경기가 침체로 간다는 것을 보여준 게 아니라 일종의 '속도조절'로 보인다"고 말했다.



10월 FOMC의 금리인하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랜달 크로즈너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는 이날 세계은행가협회 연례회의 조찬 연설을 통해 "일부 복잡한 파생상품 시장이 여전히 붕괴된 상태로 남아있다"며 "향후 몇 달간 연준은 금융시장의 상황을 지속적으로 주시할 것이며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을 위해 필요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9월처럼 금융시장 조정이 재현되거나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확인될 경우 다시 금리인하라는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졌다. 연방기금 선물시장에서 10월말 금리인하 가능성은 90% 정도로 반영되고있다.

그러나 미국 경기 침체 우려는 시간을 두고 장기적으로 주가상승을 방해할 것으로 보인다. 액션 이코노믹스의 애널리스트는 "미국 주택시장 침체와 글로벌 신용시장 붕괴에 대한 불안감이 계속 주식시장에 울려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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