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툰' 대선정국 '뜨거운 감자'로…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박재범 기자 2007.10.2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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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 검증 논란으로 정신없는 정치권. 또하나의 '뜨거운 감자'가 등장했다. 이라크에 파병중인 자이툰 부대의 파병 시한 연장 문제. '연장할지 말지'만 결정하면 된다.

그러나 해법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 청와대건, 행정부건, 정치권이건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릴 정도다. 정부는 일단 연장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철군 시기를 1년 연장하되 병력 규모를 현재 1200여명에서 600명 정도로 줄이는 방식이다. 지난 19일 열린 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내린 결론이다. 이 안이 23일로 예정된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로 넘어오는 게 당초 계획.

그런데 청와대는 극히 말을 아꼈다. 청와대는 22일 "최종 결정이 나 있지 않은 상태"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등의 입장을 내놨다. 노무현 대통령의 최종 재가를 남겨두고 있지만 여전히 '고민중'이란 얘기다.



이런 가운데 원내 제1당인 대통합민주신당은 반대 입장을 내걸었다. '범여권당'으로 불리는 신당이, 국회로 파병연장 동의안이 넘어 오기도 전에 선수를 치고 나온 셈이다.

김효석 신당 원내대표는 "국민 여론과 미국내 여론, 국익 등을 감안해 결정했다"고 했다. 최재성 원내 공보부대표는 "이번 사안은 정당간 문제가 아니라 의회와 행정부간 문제"라고 규정했다. 지난해 파병 연장에 대해 동의하면서 정부가 한 약속이 사실상의 철군 계획인 임무종결계획서를 제출하겠다는 것이었는데 행정부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

그래도 민감한 사안에 대해 신당이 재빠르게 '당론'을 결정한 이유로는 부족하다. 이 때문에 해석이 분분하다. 특히 대선 정국에 등장한 이슈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 그렇다.


우선 전통적 지지층의 집결 카드란 분석이 우세한 편. 과거 범여 지지층들이 이탈한 게 이라크 파병이었던 만큼 '연장 반대'로 다시금 이들을 불러 모으겠다는 것.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파병 연장에 긍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한나라당과의 '전선'도 보다 명확히 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 부분이다.



노 대통령도 '강행'보다 고민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연장을 하더라도 신당의 반대 의견을 가급적 존중한 듯한 인상을 주기 위한 제스쳐로 풀이된다.

한편에선 노 대통령이 신당 등 정치권의 압력을 은근히 '기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원내 제1당과 민주노동당이 반대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연장 동의안의 연내 처리를 자신할 수 없는 상황. 정치권 한 인사는 "통상 '파병 결단'은 지도자가 하지만 철군은 민심에 따라 진행되는 게 순리"라고 설명했다.

답답한 것은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 파병 연장쪽으로 마음이 기울면서도 국민 여론 등이 걸리기 때문.



돌아오는 답은 "아직 정부로부터 공식 입장 받은 바 없고 자료도 없다. 여러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당의 입장을 고려할 것"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은 공식 입장을 정하지 않았다"(한나라당 박형준 대변인)는 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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