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현대차그룹 인사시스템...올해는?

머니투데이 김용관 기자 2007.10.16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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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인사 정착...승진 인사 및 경영진 거취 관심

현대·기아차그룹의 인사 풍토가 확 바뀌었다. '럭비공 인사'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수시 또는 돌발적으로 이뤄지던 기존의 모습을 전혀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05년 현대차 (250,500원 ▲4,500 +1.83%)그룹은 부사장급 이상 인사를 11차례나 단행했고, 등기이사로 선임된 최고경영자급 인사도 5명이나 임기 전에 짐을 쌌다.



하지만 지난해 3월 현대차그룹 사태가 터진 이후 이같은 인사 스타일은 거의 사라졌다. 올들어 2월에 실시한 정기 승진인사 이후 실시된 사장단 인사는 5월 이여성 로템 사장 및 이용훈 현대차 부사장의 승진 인사가 유일했다.

이같은 기조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올해 현대차그룹의 임원 인사는 정몽구 회장의 지시로 연말 정기 인사 형식으로 한번만 이뤄질 예정"이라며 "이는 정 회장의 강력한 의지"라고 말했다.



정기인사 시기는 대략 정 회장이 주력하고 있는 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과 대통령 선거가 끝나는 12월19일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사의 폭과 대상 관심 = 문제는 인사의 폭과 대상. 정 회장이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뒤 글로벌 경영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만큼 대규모 인사를 통해 조직 분위기 쇄신을 꾀할 것이라는 전망도 그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판매 부진이 계속되는 만큼 이를 반전시킬 획기적 변화도 필요한 시점이다.


이 관계자는 "인사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겠지만 임원진은 물론이고 사장단, 부회장단도 당연히 이번 인사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해 상당한 규모의 인사가 단행될 것임을 내비쳤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경우 기존에는 수시 인사로 적재적소에 사람을 투입했지만 재판 이후 수시 인사를 중단하면서 곳곳에 사람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그룹 곳곳에 상무 및 전무 등 실무자급 임원들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 올해 인사는 적지않은 규모의 승진 인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의선 사장의 선택은 = 이번 인사와 관련해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정의선 기아차 사장과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 등 핵심 경영층의 거취다.

일단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결과를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우선 정 사장의 경우 잔류 가능성이 유력하다. 일각에서 경영수업 차원에서 여러 계열사를 경험하는게 좋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지만 본인이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아차 디자인 독립 등 독자노선 구축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데다 조지아주 공장 등 스스로 주도해 온 해외 프로젝트 현안도 마무리 되지 않았다.

다만 정 사장이 책임지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슬로바키아 공장의 성공적인 안착은 긍정적이라는 평이다.



이와 관련 정 사장은 적자 기업인 기아차를 흑자 상황으로 돌려놓기 전까지는 이동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비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 해외 시장의 판매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김동진 부회장 등 영업관련 핵심 경영층의 자리 이동 및 교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결과는 속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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