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하니 돈이 쫓아와요"

이건희 외부필자 2007.10.16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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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의 행복투자

지난 10월12일 저녁에 다른 일 하면서 MBC FM 라디오의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무심코 틀어놓고 있다가 제임스 선이라는 사람이 출연해서 배철수씨와 얘기 나누는 것이 귀에 들어왔습니다. 저는 모르고 있던 사람이었는데 특별난 사람이란 것이 금방 느껴졌습니다.

▶ 한국계 미국인 사업가인 제임스 선은 시청률이 1위인 NBC-TV의 리얼리티 쇼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 시리즈에 출연해 스타덤에 오른 사람입니다. 현재 나이 불과 30세이며, 최근에 유명해지기 이전부터 투자와 사업을 통해 이미 백만장자가 되어있는 사람입니다.



가족들에게 이 사람 이야기를 하니까 큰 아이가 그 프로를 몇 차례 보아서 잘 알고 있더군요. 이 프로는 NBC-TV 의 간판 프로그램으로서 미국의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가 직접 제작하고 진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를 통해 트럼프는 연예인처럼 유명해졌고 이 프로에서 그가 던지는 “당신 해고야 (you’re fired)”는 유행어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 프로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4개월에 걸친 엄격한 테스트 과정을 통과한 18명의 참가자에게 매주 광고 판촉 업무 등의 임무를 시킵니다. 못하는 팀을 차례로 탈락시키고 끝까지 남은 최종 한명만 그룹 계열사에 스카웃해서 거액의 연봉을 줍니다.



한국인 제임스 선은 최종 2명이 오르는 결선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지만, 일약 전국적인 스타로 급부상했습니다. 그가 우승 후보자로 나온 날에 미국 전역에서 1억명이 시청을 했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는 제임스 선에게 "창의적이고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고 높은 평가를 하였습니다. 쇼가 끝난 후에도 도널드 트럼프와 제임스 선은 계속 교류를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도널드 트럼프는 누구인가-- 미국 최고의 부동산·카지노 재벌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61)는 1968년에 워튼 스쿨을 졸업하였습니다. 아버지가 건설업과 임대업을 하였었고 아들인 그도 대학 졸업 후 곧바로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아파트와 호텔을 사들이고 건축과 임대, 리모델링 사업 등을 통해서 40세에 이미 수십억 달러의 자산을 지닌 부동산 제국의 황제가 되었습니다. 1980년대 말에는 부동산 시장이 붕괴되면서 100억 달러에 이르는 채무 속에서 허덕이기도 했습니다. 그 뒤 1990년대 들어서 미국이 경제적으로 안정 성장을 지속하면서 재기에 성공하였고 제2의 신화를 창조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미국 뉴욕주 5번가의 초고층건물인 트럼프 타워를 비롯해, 트럼프 플라자, 트럼프 파크 애비뉴, 트럼프 팰리스 등 트럼프 브랜드를 가진 주택은 최고급 주거지와 동의어가 되어있습니다.



팜비치에 유서 깊은 마라라고클럽, 두바이에 팜트럼프인터내셔널호텔앤타워 등도 있습니다. 서울에도 ‘트럼프 월드’라는 이름이 붙은 빌딩이 있습니다. 대우가 소유한 빌딩에 도널드 트럼프가 이름을 빌려준 것입니다.

전세계에 초호화 빌딩 20여채, 최상의 골프장 6곳, 기업 10여개를 거느렸고 미스유니버스를 비롯한 세계 3대 미인대회의 방송권도 갖고 있으며 미국 경제의 부흥을 상징하는 인물로까지 부각된바 있습니다.

그는 일주일에 순수 독서로 28시간을 사용할 정도로 독서를 많이 하며 ‘거래의 기술’을 비롯해 7권의 베스트셀러를 쓴 세계적인 작가이기도 합니다. 저도 그가 쓴 책을 집에 가지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는 제임스 선과 손잡고 아시아 엔터테인먼트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으며 우리나라의 방송사업에 진출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제임스 선은 누구인가-- 서울에서 태어나서 네살 때 부모님을 따라서 미국 LA로 건너갔습니다. 그 당시 1980년에 부모님은 불과 35달러만 가지고 있었고 영어도 잘 못해서 무척 고생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아버님 친구가 있는 텍사스주로 갔습니다. 사람들은 그의 집에 돌 던지고, 한국으로 가라고 차에 페인트 칠하는 등 그들 가족을 괴롭히고 놀렸습니다. 제임스 선은 돈을 많이 벌어야지 이런 사람들에게 이기는 것이라고 어려서부터 생각하였습니다.

그는 불과 나이 11살에 회사를 차려서 5년간 운영하였습니다. 13살에는 매년 3만불 정도 들어왔습니다. 7살 정도의 시절에는 장난감이 두 개 있으면 그중 하나를 친구들 장난감과 교환하면서 이익을 챙겼다고 얘기하는 것을 보면 타고난 천성과 수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공부도 열심히 해서 워싱턴 대학교에서는 경영학과 CIS를 전공했으며 우등생으로 졸업했습니다. 대학에 들어가는 18살에는 하이텍에 투자하는 인베스트먼트 회사를 5천달러를 가지고 차렸습니다.

4년 뒤 22살에 대학 졸업할 때에는 무려 2백만 달러로 만들었습니다. 하이텍에 투자하는 회사를 차린 시점이 그의 나이 18살인 1995년이었고 4년 뒤인 22살은 1999년이었습니다.

따라서 제가 추측하기에, 하이텍이 사회적으로 엄청나게 인기를 끌고 주가도 최고로 올라간 시기가 90년대 중반에서 90년대 말까지이므로, 투자시기가 아주 잘 맞아떨어진 것 같습니다. 대단한 감각과 혜안의 소유자인 것 같습니다. 뛰어난 비즈니스 마인드를 인정받아서, 포춘지가 선정한 500대 기업들의 매니지먼트 컨설팅을 담당하는 대형 비즈니스 컨설팅 펌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사회 각 분야 전문가들과의 사회 네트워킹을 연결해주는 사이트인 '주당고닷컴(www.zoodango.com)'의 CEO로 있습니다. 이곳은 회원 100만명 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인기 사이트로서, 인맥 관리를 우리나라 싸이월드의 '1촌 맺기'와 비슷한 개념인 '주링크(ZooLink)'로 합니다.

회원들에는 사회 각 분야에서 유능한 인사들이 많은데 연예계에서는 제작자부터 배우들까지 '주당고닷컴'을 통해 캐스팅까지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미국 CNN방송에서는 올해 초에 '주당코닷컴'의 값어치를 수천억 달러로 책정할 정도로 그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결혼은 25살에 한국인과 했으며 현재 세살반, 한살반 된 두 딸을 두고 있습니다. NBC-TV의 프로에 나가게 된 것은 와이프의 권유에 의해서였습니다. 딸과 함께 백화점에서 쇼핑할 때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있는 것을 보면서 무엇인가 했는데, 그 프로에서 사람들을 캐스팅하기 위한 오디션 예선을 위해서였습니다.



와이프가 재미로 한번 나가보라고 권유해서 신청했습니다. 4개월 동안 진행된 테스트 과정에서 통과하여 18명 속에 뽑히게 되었습니다. 18명 중에는 하버드 대학 나온 이도 많고 똑똑한 이들이 많았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합니다.

▶ --그의 미래의 꿈은 무엇인가-- 한국의 스타들을 미국에서 마케팅을 잘해서 미국시장에 진출시키겠다고 합니다. 영화 ‘터미네이터’로 유명한 배우였고 현재 캘리포니아 주지사인 아놀드 슈왈츠네거가 제임스 선에게 꿈이 뭐냐고 물어보았을 때 한국, 아시아, 미국을 잇는 브리지를 만들고 싶다고 했습니다.

지금 방송채널을 사려고 하고 있으며 방송사업을 통해서 아시아 컨텐츠를 미국에 마케팅 하겠다고 합니다. 한국의 컨텐츠가 너무 좋고 연예인들도 너무 잘하는데 미국에 잘 못 들어가는 것은 마케팅이 잘 안되어서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그런 일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미국사람들이 동양음식을 안 먹었지만 지금은 한국음식, 중국음식을 잘 먹듯이, 문화에서도 미래에는 미국사람들이 한국을 포함한 동양 컨텐츠를 좋아하리라 예상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미국 내 한국사람들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사람을 겨냥하겠다는 의지입니다.

그의 선견지명이 여기에서도 잘 맞아들고, 그의 사업이 잘 성공해서 한국의 연예인과 문화컨텐츠가 미국사람들 사이에도 잘 파고들 수 있기를 한국사람으로서 기원해야겠지요. 유명한 풋볼선수와는 어려운 아이를 도와주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사회에 감사하는 마음이 있어서 그런 일도 하고 싶다고 합니다.

▶ --우선적 후보로 꼽는 연예인은-- 이번 방한 기간 중에 장동건, 이효리, 최지우를 만나서 이들의 미국 진출을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합니다. 제임스 선이 팬이기도 하지만 영어를 잘하는 가수인 양파의 미국 진출도 시도할 예정입니다.



제임스 선은 내년 초 방송 예정인 미국 케이블 방송의 한 리얼리티 쇼의 사회를 맡습니다. 미국은 물론 전 아시아에 방영될 계획으로 이 쇼에 한국 연예인 3인방을 게스트로 초대해서 전 세계에 이들의 이름을 알리겠다고 합니다.

마케팅만 제대로 잘 이루어진다면 미국에서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그는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미 캘리포니아 주지사인 아놀드 슈왈츠네거를 만나서 이 프로젝트에 대해 브리핑했는데 아놀드는 제임스의 프로젝트에 매우 만족스러워 했으며 한국 스타들의 할리우드 진출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합니다.

'주당고닷컴 한글판'을 현재 계획 중으로서 내년 초쯤 국내에도 정착시킬 예정입니다. 그를 통해 국내 배우들의 할리우드 진출이 한층 수월해 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튀는 목소리로 큰 인기를 누린바 있는 영어방송인인 박현영씨가 한류스타들의 할리우드 진출 프로젝트에서 한류 스타들의 언어 장벽을 해소하는 책임을 맡게 됩니다.



한편, 제임스 선이 기획 중인 것 중에는 한국사람에게 영어 가르치는 영어선생님을 미국에서 찾아서 박현영씨가 있는 한국으로 연결해주는 사이트도 있다고 합니다.

▶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듣는 사람이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 시종일관 유쾌한 태도로 이야기한 제임스 선이 마지막으로 한 말도 인상에 남습니다.

“사업하는 것 너무 재미있어요.
돈을 따라가면 돈이 도망가요.
좋아하는 것을 하면 돈이 쫓아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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