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 이탈로 고전하고 있는 은행들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올들어 감소 추세다.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MMDA 제외)은 9월말 현재 106조6355억원으로 지난 연말대비 5조8448억원(5.2%) 감소했다. 대출 자산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저금리 조달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어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요구불예금과 같이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상품이면서 수익률이 높은 콜론형 특정금전신탁(MMT)의 인기도 이런 흐름을 보여준다.
국민, 우리, 하나 등 3개 은행의 MMT 잔액은 지난 연말 4조2496억원이던 것이 9월말 현재 7조7406억원으로 3조4910억원(82.1%) 급증했다.
펀드 판매 급증도 은행의 예금 영업만 놓고 보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 펀드 투자 자금이 늘어날수록 정기예금 등 예금으로 운용할 자금이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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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정기예금 잔액은 올들어 9월말까지 전년말 대비 7.4%(12조3183억원) 늘어난 179조2020억원에 그쳤다. 이는 4대 은행의 대출 증가율(원화대출금 기준) 10.4%에도 못미치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PB영업, 펀드 판매 활성화 등이 요구불예금, 정기예금 등 예금 이탈을 가속화시키는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고객 자산을 적극적으로 운용해주기 위해서는 영업을 게을리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새로운 영업과 전통적인 영업이 상충하는 면이 있다"며 "새로운 영업도 해야하고 대출도 계속해야 하기 때문에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공공기관 자금 등이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