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덱스차이나H, 홍콩증시 따라간다더니…"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7.10.15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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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증시와 시차로 한국과 동시 거래시간 2시간 반에 불과

"홍콩증시는 오르는데 내 ETF는 왜 이러지?"

개인투자자 김주형 씨(가명)은 지난 10일 상장한 '코덱스차이나(Kodex China)H'를 500주 가량 사들였다. 일반 주식처럼 매매할 수 있는 데다 보수도 연 0.7% 안팎으로 다른 중국펀드들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코덱스 차이나 H는 홍콩 H지수를 편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다. 해외 ETF로는 국내에 첫 상장된 사례다.



하지만 김 씨의 기대와는 달리 코덱스차이나H는 홍콩 H지수를 따라가지 못했다.

지난 11일 H지수는 5.1% 상승했지만 코덱스차이나H는 2.03% 오르는데 그쳤다. 12일에도 H지수는 -0.71% 하락하는데 그쳤지만 코덱스차이나H는 -1.39% 나 떨어졌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



◇ 홍콩증시와 시차…실제 거래시간 '2시간반'= 코덱스 차이나 H가 홍콩 H지수와 괴리를 보이는 것은 우선 홍콩과 한국의 시차 때문이다.

홍콩증시는 한국 시간으로 오전 11시경 개장, 오후 1시반부터 3시반 경까지가 점심시간이다.(홍콩에선 점심시간에 휴장한다) 점심시간이 끝난 3시반에는 이미 한국증시가 폐장한 뒤다. 결국 코덱스차이나H가 홍콩H지수를 반영할 수 있는 거래시간은 2시간 반 정도 뿐이다.

만약 홍콩 증시가 장 후반 급등할 경우, 코덱스차이나H는 급등분을 반영할 수 없다.


박종태 증권선물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품개발팀장은 "다음날 시초가는 전날 홍콩증시 H지수의 종가가 아닌, 한국증시 마감시간인 3시 가격으로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에도 홍콩증시가 -2% 가까이 하락하다 장 후반 하락폭을 줄이며 -0.71%로 마감했지만 코덱스차이나H는 -1.39% 하락 마감했다.



◇ "순자산가치를 보고 투자하세요"= 또 한 가지, 김 씨가 간과한 점은 ETF의 순자산가치(NAV)다.

ETF는 거래가격이 있고, NAV라는 가격이 있다. NAV는 펀드의 실제 가치를 나타내지만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보는 '주가'는 거래가다. 따라서 갑자기 수요가 몰려 거래가격이 급등하더라도 NAV는 움직이지 않을 때가 있다.

코덱스차이나H는 상장 첫날 종가기준으로 5.7% 상승했지만 투자자들의 대다수가 장초반 급등했을 때 매수, NAV보다 비싼 가격에 사들였다.



코덱스 차이나 H의 운용을 맡은 삼성투신운용의 김두남 운용역은 "첫날은 NAV와 거래가격의 차이가 벌어졌지만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NAV 대로 따라가는 게 제대로 된 가격"이라고 밝혔다.

박 팀장도 "투자자들이 새로 나오는 해외 ETF 종목이란 점에서 3노드의 경우처럼 상한가 갈 것으로 기대하고 사들인 것 같다"며 "또 중국에 직접 투자하던 수요까지 몰려 프리미엄이 붙어 가격 괴리률이 커졌다"고 말했다.

NAV는 증권선물거래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의 제공여부는 증권사마다 다르다.



한편 코덱스차이나H는 12일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됐다. 증권선물거래소 측은 "ETF의 경우 유동성공급자나 일부 판매증권사에 물량이 확보돼 있어 당연히 소수지점에서 거래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며 "ETF와 일반상장 종목을 동일하게 취급한 결과로, 앞으로는 (투자주의 종목에서)제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덱스차이나H, 홍콩증시 따라간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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