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M%A·실적호전, 반등 성공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7.10.13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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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 BEA인수제안, 맥도날드 실적호전 시장 견인

전날 장 후반 급락세로 돌변했던 뉴욕증시가 다시 상승세를 회복했다.
조정을 선도했던 기술주가 이날은 상승세를 주도했다. 경기지표가 호전된데다 주요 기업들의 호전된 수익발표도 증시에 호재가 됐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77.96포인트(0.56%) 오른 1만4093.08을 기록했다.
S&P500지수 역시 전날에 비해 7.39포인트(0.48%) 상승한 1561.80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33.48포인트(1.21%) 올라선 2805.68로 장을 마쳤다.



보합권으로 출발한 뉴욕증시는 장중 고른 상승세를 유지하며 전날의 하락폭을 만회했다. 오라클이 67억달러에 BEA 인수제안을 했다는 소식이 기술주 투자심리를 호전시켰다. 소매판매액을 비롯한 9월 경기지표도 호조를 보였고, 제네럴 일렉트릭(GE) 등 기업 순익이 전문가 예상을 상회한 데 힘입어 투자심리가 살아났다.

드와이트 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데릭 울프는 "지표들은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우려했던 것보다는 양호하다는 판단을 내릴만하다"고 말했다.



◇ 오라클 '기술주 구원투수'...맥도날드 실적, 장분위기 호전

전날 중국기업 바이두가 급락의 빌미를 제공했다면 오늘은 오라클이 기술주 선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오라클은 사무용 소프트웨어 제조업체 BEA에 67억달러, 주당 17달러의 인수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BEA의 전날주가 13.62달러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이같은 소식에 힘입어 BEA주가는 무려 38.08% 급등하며 시장 분위기를 크게 호전시켰다.

그러나 오라클 주가는 인수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전날에 비해 0.1% 하락한 22.24달러로 마감했다. 오라클의 경쟁사인 SAP AG는 전날에 비해 1.9% 오르는 반사이익을 얻었다.


소프트웨어주식을 중심으로, 전날 약세를 보였던 기술주들이 대부분 상승세를 기록했다. 팁코 소프트웨어가 13.2% 급등했고, 애플 3.1%, 마이크로 소프트 0.8%, 시스코도 0.4% 상승했다.

반도체 및 장비 관련주들 역시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인텔 0.5%,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0.5%, 델컴퓨터 1.9%씩 각각 상승했다.



전날 미국 증시 급락반전의 주역으로 꼽혔던 바이두는 급락에 대한 반발매수로 4.6% 반등한 322.98달러로 마감했다.

월가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도 강세를 기록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3분기 순익이 전년동기대비 7.1% 증가한 50억9000만달러, 주당 50센트를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전문가 11명의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늘어난 425억달러로 집계됐다. 그러나 주가는 전날에 비해 0.57% 내린 41.03달러로 마감했다.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날드는 긍정적인 순익 전망을 내놓았다. 맥도날드는 3분기 주당 순이익(잠정치)으로 89센트를 제시했다. 맥도날드는 라떼와 카푸치노 등 커피 신제품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예상치인 78센트를 웃도는 결과 덕에 주가도 전날에 비해 77센트 오른 57.02달러를 기록했다.



도이체방크가 시티그룹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하향했다. 도이체방크는 시티그룹의 기업지배구조가 주가 밸류에이션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조정 이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주가도 전날에 비해 0.93% 떨어진 47.87달러로 마감했다.

◇ 유가 사상 최고, 달러 혼조

국제유가가 장중 한때 배럴당 84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10일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배럴당 전날보다 61센트 오른 83.69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WTI는 한때 84.05달러까지 상승, 지난 20일 기록했던 장중 83.9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주말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을 뒤엎고 170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시작된 급등세가 이날도 지속됐다.



에너지 컨설팅 회사 페리 매니지먼트의 찰스 페리 회장은 "전체적으로 시장은 원유 공급이 딸리는 가운데 수요는 거의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최고가를 기록한뒤 잠시 조정받고 또다시 최고가를 기록하는 패턴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말을 앞두고 채권 매매가 한산한 가운데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 오후 4.66%에 비해 소폭 상승한 4.67%를 기록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1.4172달러로 전날의 1.4187달러에 비해 소폭 내렸다. 엔/달러 환율은 117.59로 전날의 117.21에 비해 상승하는 등 달러가 강보합권을 유지했다.



◇ 경기 "괜찮다"...인플레 압력은 찜찜

이날 발표된 미 소매판매 지표는 미국경기가 생각보다 견조하다는 인식을 확산시켰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9월 소매판매는 0.6% 증가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0.2% 증가와 8월의 0.3% 증가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도 없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문가 예상을 큰 폭으로 상회했다. 미 노동부는 9월 PPI가 1.1%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문가 예상치 0.5%의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PPI는 0.1% 증가, 월가 예상치 0.2% 증가를 하회했다.



소비자 신뢰지수 역시 저조했다. 미시간대학은 10월 소비자신뢰지수(잠정치)가 8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9월 수치(83.4)와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84)에 못 미치는 결과다. 전문가들은 주택 가격이 하락세인 데다 유가는 배럴당 83달러를 웃도는 등 경기 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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