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앤티 대표, 고점매도 이유 '시장경고'?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7.10.1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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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현금 '태양광'에 투자… '꿩 먹고 알 먹고'

에이치앤티 (0원 %) 정국교 대표는 최근 주가급등 및 고점에서의 대량 지분매도에 관해 1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주가를 과도하게 올리는 세력이 있다고 보인다"며 "과도한 주가상승의 경고 및 신규사업 자금확보를 위해 지분을 매도했다"고 밝혔다.

우즈베키스탄에서 규소 광산 개발을 추진한다는 이유로 에이치앤티는 연초 대비 주가가 30배 가량 급등한 뒤 사실상 최대주주인 정국교 대표가 최고가를 이루던 지난 7일과 8일 이틀에 걸쳐 40만주를 매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10일부터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중이다.



이 과정에서 정 대표는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해 9월부터 53만여주의 주식을 매각했고 특히 고점이던 지난 9일과 10일 이틀사이에 40만주를 매각해 300억대 현금을 손에 쥐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시장에 경고를 주는 차원과 자회사 에이치앤티에너지 유상증자에 참여할 자금마련을 위해 매각했다"고 설명했지만, 시점 등 여러 정황을 볼 때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가중시키고 대주주의 이득만 늘리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 대표는 "우즈베키스탄 규소광산 개발 MOU를 체결한 뒤 순조롭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시장에서 과도하게 올리는 세력이 있다고 보인다"며 "모 투자연구소에서 광고를 통해 신동에너콤 김윤식 회장과 우즈벡 대통령이 호형호제하는 사이라고 주장하거나 상한가 무조건 매수를 권하는 등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정 대표에 따르면 당초 우즈벡 규소광산 지분이 에이치앤티 50%, 신동에너콤 35%, 우즈벡 정부 15%로 구성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주가급등에 이어 개인친분을 통해 사업권이 넘어간다는 투자연구소의 선전내용이 현지에 전달되면서 우즈벡 정부가 50대 50 지분 구성을 제의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또한 정 대표는 "투자자문사의 적절치 않은 광고로 사업이 취소될 위험도 있으며 과도한 왜곡으로 주가가 400만원이 된다는 등의 내용을 유포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대기업이 사업권을 가져가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행동을 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정 대표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더라도 "추석전후에 '이상징후'를 발견했다"면서도 대응은 주가가 최고점에 이른 뒤에서야 이뤄진 것은 여러 의문점을 낳는다.

또한 정 대표는 주식매각 자금으로 에이치앤티에너지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규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정 대표가 지분 85%를 소유한 자본금 10억원 미만의 회사로, 나머지 지분도 회사 임원들이 소유하고 있다.



따라서 에이치앤티 상장사가 추진해야 할 신규사업과 그 이득이 대주주 개인의 몫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는 상태다. 추후 에이치앤티가 정 대표 몫의 지분을 매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겠지만 이 과정에서 또 한 번 대주주의 이득만 늘어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정 대표는 "에이치앤티에너지의 유증 자금은 태양광 관련 사업 등에 사용될 것"이라고 밝혀 규소광산 개발 추진으로 촉발된 '태양광 발전' 테마의 후광을 버릴 뜻은 없음을 드러냈다.

한편 정 대표는 "올해 실적은 작년에 비해서도 좋지 않으며 3분기는 설립 이래 최악으로 예상된다. 규소광산 개발사업은 전망을 좋게 보지만 진행 단계마다 리스크가 많은 사업이다"며 "주가가 순차적으로 오른다면 모르겠으나 현재의 급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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