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환율방어 누적손실 29조원"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7.10.0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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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환율 방어용 자금인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의 누적손실 규모가 올해말 2조9000억원, 내년말 31조원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전문위원실이 8일 정부의 기금운용계획안(기금안)을 토대로 작성한 '2008회계연도 재정경제부소관 기금운용계획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외평기금은 올해 2조676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외평기금의 누적 손실액은 작년말 26조346억원에서 올해말 28조7112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기획예산처가 내년 예산안과 기금안을 작성하면서 가정한 원/달러 환율 920원을 기준으로 추정한 것이다.

전문위원실은 이 같은 환율 가정치를 내년 기금안에 적용한 결과, 내년 외평기금에서는 2조3065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외평기금의 내년말 누적 손실액은 31조177억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문위원실은 분석했다.



또 외평기금 채권발행 잔액은 올해말 89조6500억원에서 내년말 99조44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외평기금의 내년말 이자지급액은 올해보다 7195억원(17.6%) 늘어날 4조7991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전문위원실은 "최근 외평기금 달러운용수익의 기준이 되는 미국 정책금리가 0.5%포인트 인하되면서 국내 정책금리보다 0.25%포인트 낮아지는 등 금리 역마진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원/달러 환율이 920원 이상으로 오르지 않는 한 외평기금의 순손실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외평기금의 누적손실은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여력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저하시킬 수 있고, 누적된 국채 잔액으로 인해 다시 국채를 발행해 이자를 갚는 악순환을 야기할 수 있다"며 "정부의 시장개입 여력 확보와는 별개로 외평기금의 재무건전성도 고려돼야 한다"고 전문위원실은 지적했다.


전문위원실은 외평기금의 급격한 손실 확대를 막기 위해 한국투자공사(KIC) 위탁 등 자산운용의 다변화를 통한 외화자산의 운용수익률 제고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한편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9시11분 현재 916.10원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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