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파행'에서 '봉합'으로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2007.10.0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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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행을 겪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봉합'이 쉽지 않다. 8일 대구 연설회를 기점으로 일단 멈췄던 경선 일정을 재개했지만 반쪽짜리도 안 된다.

일각에서는 '분당' '판 깨기' 등의 시나리오도 나온다. 그러나 가능성은 낮다. '판을 깰 만한' 동력도, '파국'을 감당할 만한 여력도 없기 때문. 폭로와 정치 공방은 연일 계속되지만 점차 횟수가 줄고 수위가 잦아드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일단 멈춤'→'일단 재개' = 경선이 파행에 접어든 지 벌써 1주일. 당 지도부는 일단 경선 일정 재개를 선언했다. 대구 합동 연설회부터다. 그러나 '반쪽'도 아닌 '1/3'쪽 짜리였다.
정동영 후보만 대구행 KTX를 탔을 뿐 손학규 이해찬 두 후보는 불참했다. 그러나 다양한 요구 조건을 경선 재개는 전제 조건으로 달았던 이전과는 달랐다.

이해찬 후보는 "현재 각 캠프 분위기로 봐서 합동 유세가 현장 사정에 따라서는 해프닝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했다. 불미스런 사태를 우려했을 뿐 다른 문제는 아니었다는 것.



10일 서울 연설회 참석 여부에 대해서도 "9일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혀 가능성을 열어뒀다.

◇폭로…공방…고발 = 세 후보 캠프간 공방은 이날도 계속됐다. 그러나 수위는 이전에 비해 낮아졌고 비슷한 폭로와 공방의 연속인 터라 흥미도 떨어졌다.

연일 공세를 취해온 이 후보측은 정 후보측의 불법 선거 의혹을 일지별로 정리해 폭로하는 한편 매표 행위 의혹을 폭로한 정 후보측을 검찰에 고발했다. 또 H.O.T 출신 가수 토니 안의 팬클럽 회원 명부를 활용해 선거인단 신청을 강요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손 후보측은 지지의원단이 당 지도부를 방문, 의혹을 제기한 사실들을 거듭 알리며 정 후보측을 압박했다. 반면 정 후보측은 이 후보측 매표 행위 의혹 관련 녹취록 공개로 맞섰을 뿐 확전을 경계하려는 듯 더 이상의 공세를 취하지는 않았다.

◇결국 '봉합'… = 표면적으로 타 캠프와 당 지도부를 향한 '성토'가 잦아들었다. 대신 "국민경선위원회가 노력하는 모습이 엿보인다"(이 후보측 관계자) 등의 말이 나온다.



캠프 간에도 '전수 조사' 등에 대한 대략의 합의가 이뤄진 상태. 감정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지만 선을 넘지 않으려는 막후 노력이 낳은 결과로 풀이된다.

이 후보측 한명숙 공동선대위원장은 지난 7일밤 정 후보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캠프간 지나친 공세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정 후보도 공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측 한 의원은 "그 시점 이후로 이 후보도 조금 풀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대로라면 14일 경선은 가능하다. 9일 TV 토론 자리에서 세 후보가 자리를 함께 하는 것으로 '봉합' 선언이 될 수도 있다. 정 후보도 홀로 참석한 대구 연설회에서 손 후보와 이 후보를 치켜세우는 한편 경찰수사에 200% 협조하겠다는 뜻을 비치며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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