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시대 다시 왔지만.."…가치주펀드 소외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7.10.0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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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수혜주 강세 지속... '우린 꿋꿋히 갈길 갑니다'

지수 2000시대가 다시 문을 열었지만, 가치주 펀드들은 급격히 소외되고 있다.

중국수혜주 등 밸류에이션이 급격히 높아진 주식들이 계속 선전하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주식에 투자하는 가치주 펀드들은 '잔치'에 동참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가치주 펀드 매니저들은 장기적 관점으로 꿋꿋히 '정지(整地)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4일 펀드평가 회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대표 가치주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2일 현재)은 평균 2.06%로 일반 성장형 펀드 5.87%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그나마 가장 선전하고 있는 신영마라톤주식A형도 4.14%로 평균을 크게 밑돌고 있다.



3개월과 6개월 수익률 역시 평균 10.68%, 37.90%로 성장형 유형평균인 14.44%, 42.30%보다 부진하다. 다만 1년 평균 수익률은 51.15%로 성장형 평균 50.42%를 웃돌고 있다.

"2000시대 다시 왔지만.."…가치주펀드 소외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치주 펀드의 부진은 POSCO (375,000원 ▼500 -0.13%),현대중공업 (198,300원 ▲7,300 +3.82%) 등 조선·기계·철강·해운 등 중국관련주의 지속적인 상승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어느새 밸류에이션이 시장평균보다 높아진 이들 종목들이 조정 후에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에, 고(高)밸류에이션 종목을 편입하지 않는 가치주 펀드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것.



2일 현재 설정액 7917억원으로 가장 큰 가치주 펀드인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 1을 운용중인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는 "중국수혜주 등 고밸류 주식의 선전이 한동안 지속될 수는 있다"며 "그러나 정상적인 흐름이라고 볼 수는 없는 만큼 뒤늦게 관련주에 뛰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무는 최근 증시 흐름은 IT등 소외주는 더 많이 파는 대신 중국 수혜주 등 엄선된 10~20개의 종목들을 집중적으로 매수하면서 차별화가 심화되는 것으로 풀이했다.

이 전무는 "주식이란게 한번 트렌드가 형성되면 갈 때까지 치닫는 경향이 있다"며 "단기간 투자하면 이익을 볼 수는 있겠지만, 가치주 펀드는 오히려 현금비중을 늘리면서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영마라톤주식을 운용하는 허남권 신영투신 상무는 "성장주 펀드는 미래가치 대비해서 싼 종목을 사겠지만, 우리는 현재가치 대비해서 싼 종목을 산다"며 "원래 방식으로 운용할 뿐이며 지수흐름에는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허 본부장은 "급등주들의 경우 분할매도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싼 은행·통신·IT·자동차 주식은 매수하고 있다"며 "적어도 3년 이상을 보고 투자하고 있으며, 1~2개월의 수익률 부진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레스티지가치주펀드를 운용중인 신한BNP빠리바운용의 조세훈 이사는 "중국 관련주들이 지속적으로 오른다고 해서 운용전략을 변경하지는 않는다"며 "대형 가치주의 재평가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꾸준히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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