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선언 증시엔 장기적인 호재일 뿐"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7.10.0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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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운용본부장이 본 10.4남북공동평화선언 증시의미

주요 자산운용사 본부장들은 이번 10.4 남북공동평화선언에 대해 장기적으로는 증시를 데우는 온실역할을 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증시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이미 예정된 재료였고 국내증시는 연말까지는 실적 중심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조세훈 신한BNP파리바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4일 "정상회담은 장기적으로는 호재인 것이 분명하지만, 당장 시장에 변화를 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조 본부장은 "시장에 장기적으로 호재임에는 분명하지만, 긴장완화 추세는 지속적으로 증시에 반영돼 왔다"며 "정상회담이 이뤄지기 전부터 시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실적으로 북한의 개방으로 개발수요가 늘어날 것이며, 노동력 시장의 확대 등 긍정적인 면도 기대했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과 같은 사안은 매우 장기적인 사안으로 이를 재료로 단기간 시장이 오를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허남권 신영투신운용 주식본부장도 장기적인 관점을 중요시했다.


허 본부장은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험이 해소되면서 불확실성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며 "한국증시에 대한 장기투자를 늘릴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과 북한의 시장도 열리고, 양 쪽의 공장에도 진출할 수 있다는 신호를 전세계에 보내고 있어 정상회담 합의문은 주식시장에 분명한 호재라고 분석했다.



허 본부장은 "정상회담과 같은 호재는 단기간 오르락 내리락할 만한 재료는 아니며, 장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그러나 최근의 증시상승은 재료보다는 수급에 의한 것으로 변동성은 높게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준 NH-CA 투신운용 자산운용본부장도 "남북의 해빙무드 확산 분위기에 따라 국내증시도 활발한 움직임을 탈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의 싼 토지와 노동력이 남한의 기술력, 자본과 결합해 장기적인 흐름에서 성장 가능성이 커지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외국인들에게도 '코리아 리스크'가 해소되는 측면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당분간 실제적인 성과의 가시화가 드러나지 않아 추세적인 매수세 유입은 유보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 본부장은 "글로벌 자본의 관심이 집중되려면 선언만이 아닌 실제 협력 과정이 드러나야 한다"며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이번 선언 발표로 갑자기 늘어날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수혜 예상 업종은 경공업과 인프라 구축과 연관된 종목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남북 합의에 따라 개성과 신의주를 연계하는 서해안벨트가 제 몫을 하기 위해서는 시설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관련 기업의 실적이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해동 SH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일시적 호재로 그칠 것으로 단언했다.

남북 정상회담의 공동선언문 자체가 일시적 호재로 작용하겠지만 정치적 이슈는 과거 사례에서 보듯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견해다.

김 본부장은 "외국인들이 전일 대량 순매수한 것은 남북정상회담도 일부 투자심리에 도움을 줬겠지만 숏 커버링(매도 포지션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한 매수) 차원도 있었다"면서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줄긴 했지만 주가가 오르면 이익실현성 매도를 하는 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이보다 더 획기적인 뉴스가 없지 않으면 제한적인 호재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는 "결국 펀더멘탈이 중심이고 실적 시즌을 맞아 이익을 많이 내는 기업에 관심이 모아지는 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3,4분기 국내기업의 이익증가율이 좋아지고 내년엔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돼 증시에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김 본부장은 비우량 주택 담보대출(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도 상당부분 완화돼 문제 해결책이 제시되면 이를 증시 반등의 동력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주식형펀드로 자금유입이 주춤해졌고 저점에서 단기 상승했기 때문에 추가 상승을 이끌만한 힘이 약해 올해까지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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