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불리의 문제가 아니고 선출된 후보의 정당성을 만들기 위한 것"(손 후보측 우상호 대변인)이라는 명분도 '멋지다'. "(캠프간) 합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의 문제"라고도 했다.
단독 1위를 질주하는 정 후보에 맞선 '손-이'의 판 흔들기란 얘기다. 실제 이번 경선은 "이미 끝난 게임"이란 평이 지배적인 상황. 캠프 관계자들조차 "뒤집기 어렵다"는 말을 내뱉는다.
게다가 이번 주말로 예정됐던 경선 지역이 대전 충남과 전북 및 경기 인천 지역. 모두 세 후보의 텃밭들이다. 그런데 '실리'는 다르다.
정 후보의 텃밭으로 불리는 전북의 경우 선거인단이 20만명에 달한다. 25% 정도의 투표율을 예상할 때 유효표수는 5만표. 정 후보측이 최소 60%의 득표를 기대하고 있는 만큼 이 지역에서만 적어도 2만여표차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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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누적 표차 1만3000여표의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 정도면 다른 캠프의 전의를 상실케 하기 충분하다. 손 후보와 이 후보측에서 선거인단 전수조사를 들고 나온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전북 지역의 허수를 걸러내는 등의 노력으로 '몰표'를 가급적 줄이겠다는 것. 한 후보측 관계자는 "전수조사로 걸러진다고 해서 경선 판세 자체가 뒤바뀌지는 않겠지만 그래도…"라고 속내를 내비쳤다.
또 '원샷' 경선을 통해 모바일 투표나 여론조사에 미칠 쏠림 현상을 막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일방적인 스코어로 마지막 링에 오르기보다 뭔가 가능성이 남은 상황에서 링에 오르겠다는 희망인 셈. '경선 파행' 책임이 정 후보측에 있다는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동정 여론'을 불러올 여지도 있다. 판 흔들기의 노림수다.
'원샷 경선' 요구 이면에는 정 후보측 '조직 동원력'에 대한 '두려움'도 깔려 있다. 신당의 한 관게자는 "지역조직력은 이 후보도 정 후보 못지 않다"면서 "다만 '동원력'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 후보측 인사도 "각 지역을 돌며 '동원'을 해 내는 정 후보측 조직력은 순회 경선 시스템에 가장 걸맞는다"면서 "동시 경선을 하면 '동원력'이 조금이나마 줄지 않겠냐"고 말했다.
반면 정 후보측 입장에서도 우위를 확고히 할 기회를 빼앗긴다는 점에서 고스란히 받아들일 수 만은 없는 노릇. 정해진 '원칙'에 어긋난다는 나름의 명분도 갖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선 불복 수순, 분당 등의 여러 시나리오도 나온다. 한편으론 아름다운 패배를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란 해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