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위원장, 정상회담선 '웃는 얼굴'

평양=공동취재단,이상배 기자 2007.10.0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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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보다 30분 당겨 시작… 사진촬영선 가운데 자리 서로 양보

지난 2일 환영식장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노무현 대통령을 맞았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3일 오전에는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정상회담에 임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3일 오전9시30분쯤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이는 당초 오전 10시로 예상됐던 것에 비해 30분 가량 앞당겨 진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27분께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했고, 3분전에 미리 나와 현관앞에서 기다리던 노 대통령 내외와 정상회담에 배석할 남측 공식수행원들이 김 위원장을 맞았다.

김정일 위원장, 정상회담선 '웃는 얼굴'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 내외와 악수를 하며 "잘 주무셨습니까"라고 인사말을 건넸고, 노 대통령은 "아주 잘 잤습니다. 숙소가 아주 좋습니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회담장으로 이동하던 중 영빈관 안 벽에 걸린 ‘바닷가에 파도가 치는 대형 그림’을 보면서 대화를 나눴고, 노 대통령은 "북측이 수해 때문에 피해가 크지 않았나 걱정했다. (평양으로) 오면서 보니까 잘 정리돼 있더라"고 말했다.

정상회담에 앞서 사진촬영을 할 때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서로 가운데에 서기를 사양하는 바람에 한번은 노 대통령이,또 한번은 김 위원장이 중앙에 위치하기로 하고 권양숙 여사를 비롯해 양측 배석자들과 함께 두 차례 사진을 찍었다. 이어 배석자들이 빠진 가운데 양 정상만이 나란히 서서 또 한번의 사진을 촬영했다.

사진 촬영을 마친 뒤 노 대통령은 회담장 입구에 미리 진열돼 있던 김 위원장을 위한 선물들에 대해 설명했다.선물은 경남 통영의 나전칠기로 만든 12장생도 8폭 병풍,무궁화 문양의 다기 및 접시,제주도와 8도 명품 차, DVD 세트와 드라마(대장금,겨울연가 등)·다큐멘타리·영화 CD 등 모두 네 종류였다.


12장생도에 대해 노 대통령은 “남쪽의 장인(匠人)이 만들었습니다. (부산) APEC 때도 이 분이 만든 작품을 회의장에 설치했습니다”라고 설명했고, 김 위원장은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노 대통령은 또 무궁화 문양의 다기를 가리키며 “평소 (외국) 정상들이 청와대를 방문할 때나, (제가)해외에 나갈 때 외국 정상들에게 선물로 주는 세트”라고 말했다.



오전 정상회담에는 남측에서 권오규 경제부총리, 이재정 통일부장관, 김만복 국정원장,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북측에서는 김양건 통일전선부 부장이 배석했다. 또 조명균 청와대 안보정책조정비서관이 기록을 위해 배석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을 만나 회담장으로 이동하는 과정, 회담장에서 환담을 나누는 과정에서 시종 밝은 표정을 보였다.

한편 두 정상은 이날 다른 일정을 미루거나 제외하더라도 정상회담에 집중하기로 해 결과가 주목된다. 김정섭 청와대 부대변인은 "오늘 오전과 오후 두차례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지만 시간이 허용하는 한 다른 일정을 미루거나 변경시키면서도 회담을 계속할 것"이라며 "오늘 일정은 정상회담 중심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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