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60년 분단장벽 '걸어서' 넘다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7.10.02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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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원수로는 처음…김정일 위원장,'깜짝' 영접 7년만에 재연

남북정상회담차 북한을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이 2일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역사적 상봉을 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군사분계선(MDL)을 걸어서 넘었다.
盧대통령,60년 분단장벽 '걸어서' 넘다


노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평양 4.25 문화회관 광장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참석해 김 위원장의 영접을 받았다. "반갑습니다"라는 짧은 인사말과 함께 악수를 나눈 두 정상은 광장에 마련된 분열대에 함께 올라 북한 육해공군 3군 의장대 사열을 받았다. 노 대통령은 환영식 직후 정상회담 기간동안 묵을 백화원 영빈관으로 떠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면담,공식환영만찬 등 첫날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환영식 영접은 김영남 상임위원장으로 예정됐지만 김 위원장이 예고없이 직접 나타나 지난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평양 순안공항에서 벌어졌던 '깜짝 영접'을 7년만에 재연했다. 김 위원장의 환영식장 영접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소수에 불과해 최고 수준의 예우로 평가받는다. 북측은 또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4.25문화회관까지 수십만의 평양시민이 나와 무개차를 탄 노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하는 등 이번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를 나타냈다.



노 대통령은 평양 도착 성명에서 "북녘 동포와 평양시민의 따뜻한 환영에 뜨거운 감동을 느낀다"며 "7000만 겨레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도록 진심과 성의로써 최선을 다해 정상회담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남북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평화"라며 "남과 북이 힘을 합쳐 평화를 위한 일이라면 미루지 말고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盧대통령,60년 분단장벽 '걸어서' 넘다
이에앞서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를 출발, 70여Km를 달려 남측출입사무소(CIQ)를 지나 군사분계선에 도착해 걸어서 통과했다. 남북의 고위 당국자가 MDL을 걸어서 통과한 것은 1948년 김구 선생이 38선을 넘어 평양으로 간 뒤 처음이다. 노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통과하며 "반세기동안 우리 민족을 갈라놓은 분단의 장벽을 넘어간다"며 "제가 다녀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고, 마침내 장벽이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저의 이 걸음이 금단의 벽을 허물고 민족의 고통을 해소하고,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가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 대통령은 3일 김정일 위원장과 오전,오후 두 차례에 걸쳐 남북 공동번영, 한반도 평화, 화해와 통일을 주제로 정상회담을 갖는 등 본격적인 방북 일정을 갖는다. 회담 결과에 따라서는 1차 회담 당시 6·15 공동선언과 같은 선언 형태의 합의문을 채택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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