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군사분계선 통과 긍정평가"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07.10.0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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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이벤트 아닌 전략‥한반도 평화추구 메시지 전달 효과 커

"(군사분계선을 넘는) 이번 걸음이 금단의 벽을 허물고 민족의 고통을 해소하고, 고통을 넘어서서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가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2일 국가원수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군사분계선(MDL)을 걸어서 넘은 노무현 대통령이 밝힌 소감이다. 남북의 고위 당국자가 MDL을 걸어서 통과한 것은 1948년 김구 선생이 38선을 넘어 평양으로 간 뒤 처음이라는 점에서 보면 감격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남북정상회담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이벤트'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반도에서 탈냉전체제의 서막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출발점으로 볼 수 있다"며 "북한의 체제를 실질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안전판으로 '한반도의 평화'가 필요한데 그런 평화의 디딤돌이 됐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남북관계에 있어 평화문제를 본격적으로 얘기할 수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며 "군사적 긴장해소와 경제협력, 사회문화교류 등은 서로 병행해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고 이어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직접 분단의 선을 넘었다는 것은 평화가 시작되고 촉진되는 계기 마련에 있어 전세계에 던지는 메시지가 크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이벤트라고만 보지 말고 한반도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화해와 협력의 관점에서 고도의 전략적 사고에서 나온 행위로 해석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원 남북한관계연구실장은 "이번 정상회담은 한반도 평화체제와 관련해 남북한이 협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MDL 통과는 남북한의 군사적인 장벽을 서서히 허물겠다는 정치적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또 "정치에는 일정한 이벤트가 필요하다"면서 "오히려 한반도의 평화를 추구한다는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세계에 전달하는데 있어 몇마디 미사여구보다 훨씬 더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기획조정실장도 "분단선을 남한의 대통령이 걸어서 넘어감으로써 분단선을 없애야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상징적인 조치"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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