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금단의 선' 넘기 애써 연출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7.10.0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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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제조 로만손시계 김정일에 선물로 준비

노무현 대통령이 2일 군사분계선(MDL, 휴전선)을 직접 걸어서 넘은 것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이미지메이킹의 성격이 짙다.

MDL에 일부러 굵은 노란선을 그려 넣은 것이나 MDL 통과 직후 북한 여성과 즉석 사진촬영을 제안한 것 등이 이를 말해준다. 남북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산 시계를 착용한 것과 남측 제2통문에 친필 기념 표지석을 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盧대통령, '금단의 선' 넘기 애써 연출


2일 정상회담을 위한 방북 길에 오른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쯤 MDL을 약 30m 앞두고 차량에서 내렸다. 이어 약 20m를 걸어간 뒤 "여기서 한 마디 하고 넘어가는 거죠”라며 돌아섰다.

노 대통령은 이번 행사를 위해 미리 그려둔 MDL의 노란 선을 가리키며 "이제 저는 이번에 대통령으로서 이 금단 선을 넘어간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 선이 지난 반세기동안 우리 민족을 갈라놓았고, 이 장벽 때문에 우리 국민, 민족이 너무 많은 고통을 받고 발전이 저지돼 왔다"고 말했다.

또 "이번에 제가 다녀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다녀오게 될 것이고, 그러면 마침내 이 분단의 선도 점차 지워지고 장벽은 무너질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MDL을 건넌 노 대통령은 북측의 여성들로부터 꽃다발을 건네 받은 뒤 권양숙 여사에게 "가만 있어봐. 꽃다발 준 분들하고 사진 한 번 찍죠"라며 즉석 사진촬영을 제안했다.


盧대통령, '금단의 선' 넘기 애써 연출
이렇게 노 대통령 내외는 MDL의 노란 선을 등진 채 한복을 입은 북측 여성 2명과 나란히 사진을 찍었다.



최승철 통일전선부 부부장 등 북측 고위급 인사들의 환영을 받은 노 대통령은 9시9분쯤 "잘 다녀오겠다"며 손을 흔든 뒤 다시 차량에 올랐다.

앞서 정부는 노 대통령이 통과한 남측 제2통문(북한행 마지막 관문)에 '2007 남북정상회담'을 기념하는 표지석을 설치했다.

표지석에는 '평화를 다지는 길, 번영으로 가는 길. 2007년 10월2일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이라는 노 대통령의 친필이 새겨졌다. 정부는 이날 서울 명동 롯데호텔에 마련된 '2007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에서 표지석에 대한 참고자료를 발표했다.



손목시계도 소품으로 동원됐다. 노 대통령은 이날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로만손 손목시계를 차고 방북했다.

청와대는 이날 롯데호텔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노 대통령은 오늘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로만손 손목시계를 착용하고 방북했고, 가능하다면 김정일 위원장에게도 1세트를 선물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노 대통령이 착용한 시계의 모델명과 시중 판매가격까지 공개했다. 시계의 모델명은 'TM7238L'이고, 판매가격은 19만8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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