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주, 조정은 짧고 상승은 길다"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2007.09.2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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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매니저, 시장을 말하다]이병익 오크우드투자자문 대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연이틀 급등을 보였다고 4/4분기 시장주도주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IT와 은행 자동차 등 3/4분기까지 소외됐던 업종들의 선전도 기대되지만 4분기에도 여전히 '굴뚝주'들이 더 좋은 수익률을 보여줄 것이다."

"굴뚝주, 조정은 짧고 상승은 길다"


이병익(사진) 오크우드투자자문 대표는 28일 시장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IT 주도주 부상론에 대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반등은 기존 주도주의 가격부담을 완충시켜주는 기술적 반등"이라고 단호한 어조로 반대했다. 현대중공업 포스코 두산중공업 등 기존 주도주들과의 상승률 격차 축소 요구와 추가 매도하기에는 아까운(!) 가격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기술적 반등이라는 설명이다.



IT업종의 주도주 부상 주장은 넌센스
그는 IT업종의 실적개선에 대한 불확실성도 이같은 주장의 논거로 제시했다.
"일부 IT업종 애널리스트는 DRAM 등 향후 반도체 가격이 추가하락보다는 반등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지만 펀드매니저 입장에서는 이같은 전망을 실적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이들 업종을 적극 매수하기가 부담스럽다.

연초 발표된 IT업종의 실적 전망치가 매번 하향조정되는 경험 때문에 좀 더 구체적인 숫자(실적)를 확인하고 싶다. 이것은 고객자산을 운용하는 매니저들의 공통된 심정이다. 따라서 실적개선추세가 입증되기 전까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10월에도 상승추세를 이어간다고 장담하기 힘들다."



이같은 입장의 연장선상에서 그는 "현가격대에서 일정폭 상승은 가능하겠지만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4분기중 각각 70만원대와 4만원대에 재진입하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조선 철강 기계 화학 등 기존 주도중에 대해서는 변함없는 애정을 피력했다.
그는 "이들 업종은 10월초부터 발표될 3분기 실적은 현주가상승을 정당화할 정도로 좋게 나올 것"이라며 "향후 1년간 주당순이익(EPS)도 25%~30%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조정시 매수전략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조정은 짧고 상승은 길다'라는 입장이다.

북경 올림픽 이후에도 중국관련주 급락 없다
이 대표는 굴뚝주들이 2008년 8월 북경 올림픽을 전후로 큰 폭의 가격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시장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 10%대의 경제성장률이 올림픽을 계기로 7%~8%대로 줄어든다고 해도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은 말할 것도 없고 한국 대만 등 신흥시장에 비해서도 높다는 주장이다.


이정도 성장률만 유지해줘도 철강 조선 화학 등 기존 굴뚝주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여기다 동유럽 인도 동남아 남미 등도 고성장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호재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국내기관들과 달리 외인들은 굴뚝주들에 대한 애정이 적은 것같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한국증시 비중을 줄이는 과정에서 많이 올랐던 이들 업종을 팔수밖에 없었던 결과의 산물"이라고 해명했다. 최근 들어서는 이들 업종에 대한 외국인 순매도 강도가 현저히 약화됐고 일부 업종은 순매수로 전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실물경제부진은 예상된 재료....금리인하 기대감은 호재
이 대표는 최근 미국증시가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상승을 보이는 것도 4분기 한국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시장일각에서는 '실물경기가 오죽 나빴으면 추가로 금리를 내리느냐'라는 우려도 나오지만 이것은 증시의 속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반응"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즉 비우량 주택 담보대출(서브 프라임 모기지)의 여파로 미국 실물경제지표가 악화될 것이란 점은 모든 시장참가자들이 예상하고 있어 더이상 악재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경기악화를 예방하려는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시장참가자들의 예상을 벗어나는 경제지표가 발표될 경우 미국증시는 이를 악재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과거처럼 글로벌 증시의 동반급락은 없을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친다. 무엇보다 중국 인도 동유럽 등 신흥시장으로 세계경제 주도권이 넘어갔고 이들 지역에 대한 한국의 수출비중도 더 높아 증시충격이 제한될 것이란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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