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국민연금 통화스왑 중단, 파장은

이승우 기자, 김동희 기자 2007.09.28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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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S금리 하락+통안증권 발행 압력

한국은행과 국민연금간의 통화스왑이 내년부터 중단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스왑시장을 포함한 금융시장 전반에 미치는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통화안정증권(통안채) 발행이 이전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국민연금과 통화스왑이 원화 흡수요인으로 작용해 왔기 때문이다. 또한 스왑시장에서는 통화스왑금리(CRS)의 추가 하락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달 사상 처음으로 통화스왑시장을 통한 개입에 나섰던 한은으로서는 CRS금리 하락을 방관할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 통안채 발행 증가 가능성..연간 5조원 추정



한국은행이 외환보유액을 통해 국민연금과 스왑거래를 하면 시중 원화 유동성을 흡수하는 효과가 있다. 국민연금의 원화가 한은으로 들어오면 그만큼 시중 원화 자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바꾼 달러로 해외 투자, 즉 미국 국채를 사게된다.

내년부터 이같은 한은-국민연금간 통화스왑이 끝나게 되면 그동안 한은이 국민연금을 통해 빨아들였던 유동성 흡수 경로가 사라지게 된다. 그만큼 통안채 발행 요인이 증가하게 되는 셈이다.

김기현 우리CS자산운용 팀장은 "한은과 국민연금의 통화스왑은 한은의 외환보유고로 미 국채를 매입하는 형태로 원화를 흡수하는 구조"라면서 "이게 중단되면 원화 흡수 경로가 하나 줄어들어 통안채 발행 수요가 다소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연간 5조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는 통화스왑 규모만큼 통안채 발행 압력이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미국채 매입을 중단하고 그만큼 국내 채권 매입에 나설 경우, 통안채 발행 압력분이 상쇄될 수도 있다. 미국채 금리가 한국채권 금리보다 낮아 한국 채권 매입이 더 매력적이기 때문.



그러나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를 늘리겠다는 방침이어서 국내 채권 추가 매입 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한은과 스왑이 중단되도 해외투자를 매년 늘린다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미국채 이외에도 해외 투자를 다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 CRS 금리 하락 요인..한은 "시장 조정자될 것"



한은에서 달러를 조달하던 국민연금이 스왑시장에서의 직접 조달로 방향을 바꾸면 스왑시장 수급에 영향을 미친다. 기존 한은과의 통화스왑 거래 형태와 같이, 원화를 주고 달러를 받는 거래를 하게 되면 CRS 오퍼 수요가 늘어나 CRS 금리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국민연금은 이미 한은 이외 스왑시장에서 직접 거래를 해왔다. 그리고 앞으로 그 규모를 더 늘린다는 방침이어서 해외 투자가 늘어날수록 스왑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불가피 하다.

국민연금 한 관계자는 "스왑시장에서 그동안 물량을 조금이나마 내놓고 있었다"면서 "특히 단기스왑시장에서는 한은 외에도 계속 거래를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한은에 의존하던 스왑거래가 끝나면 스왑시장에 내놓는 물량은 더 늘어난다고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한은- 국민연금간 통화스왑 중단에 따른 이같은 영향을 감안, 한은은 향후에도 스왑시장 참여자 혹은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천명하고 있다. 이미 지난 9월 시장 참여의 포문은 열어놓은 상태다.

안병찬 한은 국제국장은 "국민연금이 한은과 하지 않고 시장과 스왑을 하게 되면 통화스왑금리(CRS) 하락 요인이 된다"면서도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스왑시장 불균형이 과도하다고 생각되면 그때 그때 시장에 참여해 불균형을 완화해준다는 원칙은 언제든지 서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조정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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