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鄭·李 광주서 뜨거운 승부, 불뿜은 입심

광주=김성휘 기자 2007.09.2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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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광주 합동연설회

孫·鄭·李 광주서 뜨거운 승부, 불뿜은 입심


빛고을(광주)은 뜨거웠다.

27일 대통합민주신당 합동연설회가 열린 염주체육관. 정동영 손학규 이해찬 세 후보를 보러 온 지지자들의 환호와 함성은 적어도 이번 경선 과정에선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크고 강렬했다.

참석자 2000여명은 각각 지지후보에 따라 녹색 막대풍선(손학규), 주홍색 피켓(정동영), 연두색 손수건(이해찬)으로 무장하고 한 치 양보없는 응원전을 벌였다. 행사장은 징 북 꽹과리 소리로 요란했다. 신당 당직자들이 "기대 이상이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



뜨거운 응원만큼 세 후보 입심도 불을 뿜었다. 정 후보는 광주·전남 승리로 대선 승리의 들불을 놓자며 '불길론'을 들고 나왔다.

손 후보는 민주당·국민중심당·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과 통합하겠다며 '선진민주대연합론'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신의(信義)있는 자신에게 본선경쟁력이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엎드린 孫 "선진민주대연합"= 광주·전남을 사실상 마지막 승부처로 여기는 손 후보. "엎드려 말씀드린다"며 말 그대로 '읍소'했다.

한나라당 경력을 "죄송하다"며 사과하고 "광주정신을 받들어 온 몸을 바치겠다"고 외쳤다. "한나라당 경력이 효자가 될 것"이라던 예전 주장은 찾기 어려웠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얘기다.

호남을 자극하려다보니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발언도 피할 수 없었다. 일제시대 경부선, 근대화시절 경부고속도로 건설로 호남이 소외됐다며 "이명박 후보가 경부운하를 건설하면 호남은 더 기울어진다"고 외쳤다.


이어 "(상대 후보들이)통합해놓고 맨날 과거 얘기만 들추고 있다"며 "후보가 되면 민주당 국민중심당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사장까지 통합하겠다"고 말했다. '대통합'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선진민주대연합론'이다.

◇까칠한 李 "본선경쟁력"= 호남 조직면에서 비교적 열세인 이 후보는 손 정 두 후보와 뚜렷이 대립각을 세웠다.



손 후보를 향해선 "말은 똑바로 하자"며 "저 당(한나라당)에서 온 3등 후보로는 IMF국정실패세력을 절대 못이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후보를 겨냥, "저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과 신의를 지켰고 어려워도 (당을) 지키고 결코 도망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신의(信義)가 없다'고 에둘러 비판한 것. 그러면서 자신에게 본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잡을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당당한 鄭 "불길 일으켜달라"= 앞서 두 후보에게 협공을 당한 정 후보. 우선 반격에 나섰다.



조직선거 의혹이 근거없는 것이란 당의 조사결과를 인용하며 손학규 이해찬 두 후보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동시에 포용력도 과시했다.

이날 오전 열린 TV토론에서 이 후보가 자신에게 "공적인 자리에서 친구 운운하지 말라"고 지적한 데 대해 "친구는 친구고 선거는 선거"라며 "선거 때문에 인간관계를 해치고 싶진 않다"고 반박한 것. "후보가 안되면 선대위원장 맡아서 분골쇄신하겠다"는 깜짝 약속도 내놨다.

이어 "광주전남 경선은 대선승리 점화식이 될 것"이라며 "여러분이 불붙여준 성화를 들고 전국을 돌며 대선승리의 들불을 놓겠다"고 말했다. '대세론' 아닌 '불길론'을 들고 나온 셈.



광주에서 일합을 겨룬 후보들은 28일 부산에서 합동연설회를 열고 광주전남(29일) 부산경남(30일) 경선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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