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李 부산서 충돌…신당 네거티브 공방

부산=김성휘 기자 2007.09.21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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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후보 불참은 정 후보탓"vs"이 후보 선거인단은 모두 직접 등록했나"

鄭·李 부산서 충돌…신당 네거티브 공방


"보이지 않는 손(孫)이 있긴 있는 모양이네요"

21일 부산 전시컨벤션센터(벡스코)에서 열린 대통합민주신당 경선후보 정책토론회. 손학규 후보는 불참했다. 그러나 그의 존재감을 확인하기엔 충분했다.

빈 자리가 확연했지만 바로 그 때문에 정동영 이해찬 후보는 날선 공방을 벌였다. 손 후보가 불참한 게 정 후보때문이라고 이 후보가 주장, 싸움이 시작된 것.



격해진 공방엔 이미 옛날 얘기가 돼버린 선거인단 대리접수 논란부터 최근 불거진 당권거래설, 이(이해찬)-손(손학규) 연대설까지 총망라됐다. 목소리도 높아졌다.

신당 최초의 네거티브 공방전이 벌어진 셈이다. 여기에 불을 붙인 게 손 후보란 점에서 "보이지 않는 손(손학규)이 있긴 있다"는 우스개도 나왔다.



◇강공..반격..일진일퇴= 이해찬 후보는 우선 '양비론'을 폈다. 토론에 불참한 손 후보와 그 원인을 제공한 정 후보 모두 잘못했다는 것. 물론 진짜 타깃은 정 후보였다.

"손 후보가 화난 이유는 안방에 불러놓고 (정 후보가)반칙했다는 거 아니냐"며 "이래가지고는 경선이 올바로 될 수 없다, 정 후보의 책임이 크다"고 먼저 공격했다.

정 후보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문턱을 낮추되 전수조사를 하자는 게 구태인가"라며 "정동영을 구태정치로 몰아가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 분노한다"고 했다.


감정이 격해진 걸까. 이 후보는 몇차례 "이런 말씀까지 안 드리려고 했는데"라며 수위를 높였다. 정 후보가 "5년전부터 정동영과 함께 한 서포터즈는 저의 가족이고 분신"이라고 하자 "5년동안 대선준비하셨는데 왜 지지율이 그 모양이냐"며 정 후보의 아픈 곳을 꼬집었다.

정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당권 거래설에 휘말린 김한길 그룹을 향해선 "당을 6개월 사이에 4번을 바꿨다"며 "인터넷을 보니 철새가 아니고 달새(매달 당을 바꾼다)라더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날카로운 공세에서 '정동영 저격수' 별명을 가진 유시민 의원을 보는 듯한 착각도 들었다.



정 후보도 가만있지 않았다. "어떻게 같은 당 의원들을 그렇게 비난할 수 있나"며 "만약 이 후보가 저를 이기면 그 분들이 이 후보를 도울 마음이 나겠느냐"고 반격했다.

◇정책은 어디가고 설설(說說) 기는 토론= 명색이 민생분야 정책토론회였지만 이름뿐이었다. 두 사람은 정책에서 차별화하지 못한채 정치공방에 나섰다. 난무하는 각종 '설'(說)이 총동원됐다.

이 후보는 정 후보측에서 무분별한 선거인단 대리접수를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당권거래설도 거론했다. "자유당 시절도 아니고…어처구니없다" "이러다 대선 못치른다"며 공세를 펼쳤다.



정 후보는 "대리접수=정동영이라고 등식화시키지 말라"며 "부산 선거인단 중에선 이 후보측이 가장 많을텐데 그 분들이 모두 직접 와서 등록했는가"라 반문했다. 당권거래설엔 "어떻게 그런 식으로 정치를 하나"며 "흠될 거 같으면 무조건 발설하고 보는 정치문화가 대표적 구태정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당권거래설'에 대항하는 '이-손 연대설'도 끄집어냈다. 이 후보는 '발끈'하며 부인했다.

한편 정 후보는 서민의 체감 세금부담이 크다며 △유류세 대폭 인하 △재산세 과표상승 속도조절을 주장했다. 이 후보는 "유류세를 낮추면 기름 소비가 늘어난다"며 "다른 세금을 줄여서 복지에 투자하는 등 다른 부담을 줄여주면 된다"고 맞섰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해선 "공직자로서 기본적인 자격이 없다"며 한목소리로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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