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孫·李 '신경전' 넘어 '전면전'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2007.09.1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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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 내 3명의 주자간 '헐뜯기'가 도를 넘고 있다. '조직 동원 선거' 논란은 '애교(?)'에 불과했다. 이젠 '신경전'수준이 아니다.

각 캠프 모두 '선거 전략'으로 '네거티브'를 정한 듯 작심하고 '맞장'이다. 특히 1등으로 나선 정동영 후보를 향한 손학규 후보와 이해찬 후보의 공격이 거세다.



정 후보측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팽팽하고 냉랭한 기운이 감돈다. 이면에는 '추석 민심'과 '호남 민심' 잡기가 깔려 있다. 사실상 지금이 승부처라는 공통된 인식이 싸움을 치열하게 하고 있다는 얘기다.

◇승부처에서 밀리면 끝 = 다음 주말 광주전남 경선때까지 남은 시간은 열흘. 추석 연휴를 빼면 며칠 남지 않았다. 광주는 세 후보 모두 '올인'한 상태. 1위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 호남 민심을 업지 못한 채 범여권 대표주자가 되겠다고 외칠 수 없기 때문.



세 주자는 추석 연휴때도 거의 호남에 머문다. '추석'도 고려해야 한다. '추석 밥상'에 자신을 메뉴로 올리지 못하면 향후 싸움이 힘들어진다.

신당 관계자는 "현재 정 후보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이명박 후보와 정 후보가 주 메뉴가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범여권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3명에 대한) 저울질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절박한 孫 = 가장 절박한 쪽은 손 후보다. 19일에는 경선 관련 각종 의혹 규명을 위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까지 요구했다. '조직 동원 선거'를 최대한 부각시키면서 정 후보의 상승세를 꺾어보겠다는 심산이다.


정 후보측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삼계탕 대접' '도자기' 등 구체적인 사례도 공개했다. 정 후보에게 역풍이 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셈.

다만 초반 4연전 '충격' 이후에도 애써 태연해했던 분위기가 다소 강경하게 달라진 게 흥미롭다. 일각에서는 격전지 호남에서 정 후보의 조직력에 맞서기 쉽지 않다는 방증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캠프 한켠에선 아쉬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캠프 관계자는 경선 직전 손 후보의 '대세론'을 떠올리며 "그때 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더라면…"이라고 늦은 후회를 했다. "여론조사를 양보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토로도 나왔다.

◇여유속 긴장 鄭 = 추석 연휴와 광주·전남 '진검승부'를 앞둔 정동영 캠프엔 두 가지 상반된 분위기가 교차했다. 여유 속 긴장이다.

아예 캠프를 광주로 옮긴 가운데 열린 선대본 회의는 의외로 차분했다. 초반4연전 승리에 대한 축하분위기가 될 거라던 예상은 빗나갔다. 돌발 악재가 터지지 않을까 민감한 모습도 보였다.

조직을 동원했다거나 지지의원에게 당권을 약속했다는 비판엔 "말도 안되는 흑색선전"이라며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정 후보도 직접 나섰다. "(당권 거래설은)가당치 않다"며 "그걸 입에 올린 분은 마타도어를 말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마타도어란 '근거없는 흑색선전'이란 뜻의 정치용어. 그러면서 "조직선거라고 말하는 것은 누워서 침뱉기"라 일축했다.

그는 "만일 위법사항 있으면 당에서 엄정조사해서 처리해야 하고 불법사항이 있다면 사법당국에 의뢰해서 처리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어부지리 李 = 이 후보측의 D-데이는 30일이다. 29일(광주 전남)과 30일(부산 경남) 경선 직후 종합 1위로 올라서겠다는 게 목표다. 일단 이 후보측도 조직 동원 선거 논란에 가세하며 1위 후보 때리기를 진행하는 상황.

그러나 손 후보측에 비하면 강도가 덜하다. 정동영 저격수로 불리는 유시민 공동선대위원장 정도가 나설 뿐이다. 정 후보와 손 후보간 치열한 싸움을 구경하며 실속을 챙기겠다는 듯 비쳐진다.

한편에선 조직 다지기에 여념이 없다. '친노 후보 단일화' 이후 유 위원장과 한명숙 의원 등의 지지 조직들을 다시 점검하는 한편 기층 조직도 챙기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의 조직도 만만찮다"는 얘기도 나온다. 게다가 이 후보는 '한가위 대역전 필승 투어'까지 계획을 세우고 추석 연휴 내내 호남과 영남을 오가는 강행군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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