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후보의 분당 경력, 손학규 후보의 한나라당 전력, 이해찬 후보의 참여정부 계승 등 각 후보의 '약점(?)'에만 공격이 집중됐다. 오히려 '아킬레스건 잡기'라는 주제가 더 맞는 토론회였던 셈.
이에 대해 정 후보는 "정동영에게 돈이 들어가는 조직은 없다"고 반박했다. 2002년 당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는 조직이 아니라 서포터즈였듯 자신의 지지모임인 '정통들' 역시 서포터즈라는 설명이다.
"손 후보가 참여정부의 때가 묻은 사람은 안 된다고 했는데 목욕을 더 자주할 생각"이라는 가벼운 농담으로 공세를 시작한 정 후보는 "그러나 지난 10년을 부정하면 12월의 승리는 불가능하다. 참여정부는 공(功)에도 불구하고 여러번 사과했다"고 했다.
이어 "비정규직이 많아지고 양극화가 심해진 뿌리는 IMF였다. 신한국당 정권 당시 보건복지부장관은 손 후보"라며 "참여정부를 털어야 한다는 인식 전에 당시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사과먼저 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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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후보는 "IMF 때 경제 어려움을 가져온 것은 (제) 역할이 작았다고 해도 충분히 사과드린다"면서도 "벌써 10년이 지났는데 지금까지 (그) 얘기해서 언제 미래로 갈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참여정부·우리당 책임론= 한번 '당한' 손 후보는 곧장 다른 소재를 들고 나왔다.
손 후보는 "(정 후보가) '비노'라지만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 실패의 2차 책임은 정 후보에게 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참여정부의 실정을 반성하지 못하면 대선패배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필패론'도 들고 나왔다.
또 "지금 경선이 신당의 후보를 뽑는 것이지만 정동영계 의원들은 대선에 지더라도 공천을 받자는 당의장 선거로 인식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강경한 어조로 "사실을 왜곡하지 말라" "'공천장사' 발언은 취소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李에는 "盧, 득될까 약될까"= 이날 단일화 후 첫 토론회에 나선 이 후보는 다소 적은 질문을 받았다. 본인도 "제게 잘 질문을 안 하는 것 같다. 무섭긴 무서운가보다"라고 했다.
그런 와중 손 후보가 이 후보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렸다. 그는 "현재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참여정부의 실패를 앞세워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며 "이길려면 그 반사작용으로 중도통합세력과 같이 가야 한다. 노 대통령의 대리인으로 결코 이길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 "노 대통령이 이런저런 형태로 대선과 당내경선에 개입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는데 이 후보에게는 약이 될지 독이 될지 두고봐야 할 듯하다"며 급소를 찔렀다.
이 후보는 "손 후보는 대통령하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며 "참여정부에서 대통령을 걸고 넘어지는 선거전략은 적절치 않다"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