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로 모든 사태 해결 기대 '금물'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7.09.1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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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상승 촉매 역할은 할 수도

뉴욕 증시의 투자자들은 18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 결정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금리인하에 거는 기대가 너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RB가 금리를 인하하겠지만,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것 처럼 빠른 해결책으로 작용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17일 보도했다.

◇ 금리인하로 빠른 사태 해결 기대 말아야



지난주 뉴욕증시는 FRB의 금리인하에 따른 낙관론으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금리인하가 미국 경제와 금융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펀더멘털적인 요소들을 해결하는데 즉각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는 기대되지 않는다.

미국은 서브프라임 부도율 증가와 소비지출 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무엇보다 주택시장 침체를 우선적으로 타개해야 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신용경색으로 모기지 시장과 기업 인수·합병(M&A)의 자금줄은 단단히 막혀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FRB가 여러차례 금리인하를 단행하더라도 이 문제들은 내년이 되서야 본격적인 해결 국면으로 들어설 전망이다.

금융시장은 FRB의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시장은 금리인하폭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일각에서는 0.5%p 인하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0.25%p 인하가 가장 유력시된다. 0.5%p 인하는 벤 버냉키 FRB 의장의 우려처럼 투자자들의 '도덕적해이'를 키울수 있기 때문이다.


◇ 금리인하 뉴욕증시 상승 시발점되나

1998년 금융 위기에서 FRB의 금리 인하가 시장의 신속한 회복을 도왔던 전례에 비쳐 볼때 많은 증시 전문가들은 뉴욕 증시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기대감은 이미 지난주부터 뉴욕증시 상승세로 반영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경제학자들은 1998년과는 상황이 판이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1998년은 러시아 외채 위기와 아시아 위기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지금은 주택 경기라는 미국 내부 문제에 기인한 것이다. 그리고 미국 주택 경기 침체는 이미 신용경색으로 번져 전반적인 금융 시장에 파급 효과를 미치고 있다.

FRB가 금리를 인하한다고 하더라도 주택 경기는 당분간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잔 해치우스는 "시장의 반등은 1998년보다는 약할 것"이라며 "주택 시장 부진에 따른 금융 시장의 추가적 문제 발생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치우스는 "현재 위기는 미국 경제의 핵심에서 야기된 문제"라면서 "1998년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주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은 36%로 전달 29%보다 크게 높아졌다.

물론 아직까지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이 침체를 예상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신용경색 및 주택시장 침체 여파가 소비 지출, 기업 설비 투자, 기업 순익 등을 줄이게 될 것이며, 이는 증시에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다.

리먼 브러더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에단 해리스는 "주택 시장 침체는 아직까지 끝날 신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경제의 성장 모멘텀을 갉아먹고 있다"면서 "소비지출이 둔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해리스는 "내년 상반기쯤 되서야 미국의 경제성장세가 연율 1.5~2%를 기록하면서 바닥에서 탈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일반 투자자, 증시에 대해 더욱 낙관

일반 투자자들은 경제학자들에 비해 낙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리블랜드 뱅크 내셔널 시티의 리서치 책임자 닉 라이히는 "증시 상승세는 견조할 것"이라며 "미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진 않지만, FRB가 투자자들의 신뢰를 되돌리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여전히 견조한 전세계 경제 성장세가 미국을 경기 침체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이히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한 FRB의 의지"라면서 "뉴욕 증시 상승세는 미국 소비자들보다 전세계 경제 성장세에서 창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FRB의 회복 의지가 투자자들의 투자 신뢰를 회복시켜 증시의 견조한 상승세를 도울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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