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하 D-1… 관전포인트는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09.1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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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하 관련 회의가 임박했다. 금리인하는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관심은 그 폭과 추가적인 인하 여부 그리고 이에따른 증시 반응 등이다.

나아가 금리인하가 신용경색을 어느 정도 진정시킬 수 있을 지 그리고 경기침체 우려는 얼마나 희석시킬 지도 주목받고 있다. 때문에 이번 FOMC 회의는 하반기 금융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 대세는 0.25%포인트 인하..최선의 선택
첫번째 관심사는 인하 폭이다. 지난주초만해도 0.50%포인트 인하가 가능하다는 전망이 있었지만 주후반 경기지표가 나쁘지 않았고 이에따라 0.25%포인트 인하가 주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선물시장에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0.25%p 인하할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고, 이는 최근 실물 지표들을 볼 때도 정당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융시장이 금리 인하를 거의 확실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연준은 신용시장 안정과 경기 성장을 위해 최대 0.50%포인트나 인하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금리가 인하되면 이는 17번 연속 인상 이후 처음이다. FRB는 경기 침체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2004년6월 1%에서 2006년6월 5.25%로 기준금리를 올렸다.

시장이 원하는 것은 이번에 0.25%포인트를 인하하고 연내 다시한번 금리를 인하하는 시나리오다. 이번에 0.50%포인트나 내리는 것을 바라는 전문가들은 소수다. 경기 침체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불안감을 자극할 수 있고, 또 지나친 달러 약세를 가져오면서 증시에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추가적인 금리인하 기대감도 떨어뜨릴 수 있다.


2. 지나친 기대는 금물
WSJ은 (금리인하에 투자자들이 거는 기대가) 너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금리인하가 모든 일을 해결해주는 만병통치약이 절대 아니라는 것. 지난주 다우지수가 329포인트, 2.5% 급등한 것 역시 금리인하 기대를 반영한 것이지만 이는 너무 앞서간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당장 금리가 인하되더라도 이렇다할 펀더멘털 개선은 가시화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주택시장 침체, 고유가가 맞물려 소비 여력을 줄이고 있으며 신용시장 경색으로 인해 수십억 달러의 비우량 대출에 대한 디폴트 우려가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WSJ은 금리가 인하되더라도 미 증시와 경제는 이같은 문제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를 해결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금리인하 효과는 수개월의 시차를 두며 경기에 반영된다.

일각에서는 금리인하 기대로 반등한 증시인 만큼 막상 인하라는 뉴스가 나오면 차익매물이 쇄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파는' 투자자들이 적지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3. 98년 금리인하 때와 다르다
무엇보다 이번 금리인하는 구조적으로 98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CTM) 파산 이후와 본질적으로 다르다. 때문에 당시 금리인하를 계기로 주가가 급등한 경험에 연연해서는 안된다는 견해가 많다. 98년에는 아시아 경기 침체와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등 악재가 해외에서 유입됐지만 지금은 주택시장 침체와 신용경색이라는 미국 내부에서 비롯된 것이다.



때문에 연준이 빠르게 움직여 연내 다시한번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느리며 주택시장은 추가적으로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상황이다. 증시 역시 98년 '로케트'와 같이 반등하기보다 당분간 어려운 항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우지수는 98년 10월 1일 이후 그해 연말까지 20% 올랐다. 골드만삭스의 잰 해지우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금리를 인하해도 반등은 98년보다 약할 것이다. 오히려 주택시장 침체로 인한 금융시장 문제를 걱정해야한다"고 예상했다. 해지우스는 "이번 신용경색은 98년과 달리 미국의 심장부에서 일어난 것이다. 오늘날의 문제는 그때다 훨씬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4. 금리인하, 경기침체 막기엔 역부족
지난주 WSJ의 서베이에 따르면 미국 경기의 침체 가능성은 한달전 28%에서 36%로 급증했다. 침체까지 보지 않는 전문가들 역시 소비, 기업 투자, 기업 이익의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는 모두 증시에 부정적이다. 리먼 브러더스의 수석 미국경제 전문가인 에단 해리스는 "주택시장 침체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는 경기 회복의 모멘텀을 약화시킨다"며 "소비가 계속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며 때문에 성장에 매우 중요하다.



해리스는 내년 상반기 미국 GDP 성장률이 1.5%~2.0% 수준에서 바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연준이 경기 부양을 위해 모든 것을 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추정된 것이다. 올 2분기 성장률은 4%였다.

5. 증시는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심리 게임
펀더멘털에 주목하는 이코노미스트들과 달리 주식을 사고 파는 투자자들은 보통 앞서가는 성향이 있다. 기대감도 상대적으로 강하다.
내셔널시티 은행(클리브랜드 소재)의 닉 라이치 리서치 본부장은 "미국 경제가 금리인하 직후 곧바로 반등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않는다. 실제 많은 주택 담보 대출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보고 있다"며 "하지만 주식시장은 괜찮을 것이다. 금리인하는 투자 심리를 복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340억달러 정도의 자금을 운용한다.

지난 5월 내셔널 시티 은행은 고객들에게 신용경색을 경고했지만 지난달 투자에 나서라고 재촉했다.



라이치는 "중요한 것은 연준이 미국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점"이라며 "우리의 낙관은 미국의 소비가 아니라 세계 경제 성장에 있다"고 강조했다.

리먼의 해리스는 "주식투자는 심리가 중요하다. 연준이 경기 침체를 막기위해 할 수 있는 것을 다한다는 것을 보여주면 투자자들은 주식을 사면서 미래에 베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관련 이번주 실적을 발표하는 투자은행들의 실적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악화된 실적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포인트는 이를 대하는 투자자들의 심리다.



6. 금리 안내리면 시장은 엄청난 충격
FT는 만약 연준이 인플레이션 위험 등을 언급하며 금리를 동결할 경우 주가가 수직 낙하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신용경색은 한층 심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리인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당위적인 논조를 폈다. FT는 연준은 시장의 기대에 맞춰 실물경제 파장을 막기 위해 금리를 내려야 한다, 그것이 중앙은행의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WSJ은 일부 연준 이사들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걱정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는 추가적인 금리인하 기대를 약화시키고 있으며 증시에 악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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