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의 압승… 초조한 孫

제주=박재범 기자 2007.09.15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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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경선 첫 투표, 박빙 예상 뒤엎고 정동영 후보 '압승'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첫 격전지에서의 승부는 '예상'을 빗나갔다. 뚜껑을 열기 전 전망은 '박빙'. 그러나 결과는 정동영 후보의 '압승'이었다.

선거인단 수가 작은 지역지만 여하튼 초반 기선 제압에는 성공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제주보다 울산에서 1위를 차지한 데 고무된 분위기다.



울산은 지난 2002년 민주당 경선 때 노무현 후보를 1위로 만들어 '노풍'의 진원지가 됐던 곳. 그만큼 친노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그런데 실제 개표에서는 2위 이해찬 후보와의 표차가 적잖게 났다. '돌풍'이란 표현도 나온다.

정 후보측 관계자는 "울산의 선택은 범여권 지지자들이 결국 정동영을 택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투표율이 낮았던 것도 정 후보의 조직력이 힘을 발휘하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신당의 한 관계자는 "정 후보가 당의장 선거 등을 거치면 만들어놓은 조직력이 탄탄하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예상밖으로 표차가 크게 난 것도 정 후보측에는 힘이 된다. 16일 치러지는 충북 강원 지역 선거에서 한 곳 정도 1위를 기록한다면 '정 대세론'을 추석 밥상에 올려놓을 수도 있다.

이에 비해 손학규 후보측은 다소 초조하게 됐다. "낮은 투표율로 첫날 선거는 사실상 조직 선거가 됐다"(손 후보측 관계자)며 자위하곤 있지만 당황하는 기색도 엿보인다. 필승 카드였던 '대세론'이 꺾인 것도 향후 경선에 부정적 요인이다.

울산에서 최하위로 밀리는 등 '조직' 허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캠프에서 나오는 말도 어느새 "당연히 이길 것"에서 "재밌는 싸움이 될 것"으로 바뀌었다. 물론 여유는 있다. 광주 전남과 수도권이 승부처인 만큼 최종 승자는 손 후보라는 것.


결과가 못마땅하기는 이해찬 후보측도 마찬가지. 유시민 후보의 지지 선언으로 친노 대표주자가 됐지만 첫날 보여준 '득표력'은 만족할 만한 수준에는 못미친다는 평. 특히 확실한 3강의 이미지를 보여주지 못한 게 향후 전통적 여권 지지자들을 흡수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반면 결국 친노 단일화에 성공한 만큼 향후 3강 구도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란 전망이 훨씬 우세하다. 이 후보와 유 후보의 득표율을 합칠 경우 40.2%로 정 후보(33.6%), 손 후보(26.1%)를 따돌릴 수 있기 때문.



이 후보측은 "구도가 명확해지면서 앞으로 친노 진영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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