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서브프라임 인지 못해"(상보)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2007.09.1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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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잘하고 있다", 버냉키에 신임투표

그린스펀 "서브프라임 인지 못해"(상보)


서브프라임발 신용 경색이 터진 후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대응과 관련해 비판이 잇따랐다. "그린스펀이었다면 금리를 내리며 신속히 대응했을 것"이라는 식의 비난이 대부분이었다.

그렇다면 그린스펀이라면 정말 달랐을까. 정작 본인은 버냉키 의장의 현 정책 방향을 지지한다며 자신과 버냉키의 정책이 다를지 확신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서브프라임의 문제점은 인식했으되 지금과 같은 메가톤으로 증폭될지는 몰랐다고 시인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린스펀 전 의장은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버냉키 의장은 신용 경색에 훌륭하게 잘 대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린스펀이라면 극적으로 신속하게 대처하지 않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나라고 그와 다른 방식으로 신용 경색을 처리했을지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그는 이어 "1998년에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는 때였다"며 "당시에는 인플레이션을 키우지 않을까 하는 걱정 없이 움직일 수 있었다"고 말해 지금과 과거를 단선적으로 비교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린스펀의 발언에 대해 UBS 증권의 윌리엄 오도넬 금리정책팀장은 "그린스펀이 지금 같은 환경에서 버냉키를 추켜 세운 것은 버냉키에게 긍정적"이라며 "다음주 금리 정책 회의에 앞서 버냉키에 신임 투표를 던진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차입자들의 신용 상태가 좋지 않은 등 서브프라임 시장의 대출 기준이 느슨해지고 있다는 사실은 인지했다"면서 "그러나 그런 관행의 존재는 알았지만 이것이 우리 경제에 지금처럼 큰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의장직을 물러날 때까지 알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2001년 경기 침체 이후 기준금리를 10년래 최저인 1%로 인하했었다. 한편에서는 이런 저금리 정책이 서브프라임 부실을 키운 것이라는 비난도 일고 있다.

이같이 당시의 저금리가 신용 경색을 악화한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 그는 "당시에는 미국 경제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금융 시스템이 경색되지 않도록 하는게 우리 임무였다"고 말해 당시의 정책을 정당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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