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금리인상 단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7.09.11 14:00
글자크기

막대한 흑자·유동성에 10년래 최고 인플레

중국의 인플레이션이 10년래 최고 수준으로 올라섬에 따라 인민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그 어느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동기대비 6.5%에 달해 지난 1996년 12월 7.0%를 기록한 이후 최대폭 상승했다고 11일 밝혔다.

◇ 中 8월 인플레율 10년래 최고



중국의 8월 CPI 상승률은 전달 상승률인 5.6%를 웃도는 것은 물론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 5.9%도 훌쩍 뛰어 넘었다. 이로써 중국의 인플레이션은 6개월 연속 인민은행의 목표치인 3.0%를 웃돌았으며, 1~8월 물가상승률도 3.9%에 달해 정부 목표치를 상회했다.

중국의 8월 인플레이션이 10년래 최대수준으로 가속화된 것은 돼지고기와 닭고기 등 식료품 가격 급등 때문이다. CPI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식료품 가격 급등은 중국의 전반적인 인플레를 유발하는 근본 원인이 되고 있다.



8월 식료품 가격은 전년동기대비 18.2% 급등했으며, 청이병 파동 등으로 가뜩이나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돼지고기 가격은 49% 폭등했다. 반면 공산품을 비롯한 비식료품 가격은 0.9% 오르는데 그쳐 그나마 위안을 안겨줬다.

중국의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로 인해 중국으로 흘러들어오고 있는 유동성 역시 인플레이션을 야기하는 주요한 원인이다.

◇ 5번째 금리 인상 나설 듯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올들어 5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앞서 인민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인 1년만기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를 각각 0.18%p, 0.27%p 인상했다. 올들어 4번째 금리인상이었다.



1년만기 대출 금리는 올초 6.12%에서 7.02%로, 1년만기 예금금리는 2.52%에서 3.6%로 상승했다.

마쥔 도이치방크 홍콩지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CPI 지표 발표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그 어느때보다 높아졌다"면서 "9월 하순쯤 또 한차례 금리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짐 워커 크레디리요네증권(CLSA) 아시아태평양 부문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중국의 인플레이션 기대가 치솟기 시작했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 금리 인상을 비롯하나 필요한 조치들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커는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0.54%p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경수 대우증권 연구원도 "인민은행의 목표는 실질금리를 플러스 영역으로 만드는데 있다"며 "한차례 더 금리인상을 할 경우 실질금리를 플러스 영역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경절 휴일을 앞둔 9월 말이 금리 인상으로 적절한 시기라고 밝혔다.

◇ 금리인상 나설수 밖에 없는 이유는?

식료품 가격 급등은 중국 정부에게도 부담스럽다. 서민들이 주로 즐기는 닭고기와 돼지고기 가격 급등은 시민들의 불만을 증폭시켜 지난 1989년 텐안먼 사태와 같은 소요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10월 15일 전국인민대표자회의(전인대)를 앞두고 있는 중국 정부로선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을 우선 해결과제로 삼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일단 농부들에게 돼지 사육을 장려하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한편 돼지고기 수입량을 늘릴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세계 최대 축산업체인 미국 스미스필드와 지난달 6000만톤의 돼지고기 수입 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정치적인 이유는 왜 인민은행이 금리 인상과 지급준비율 인상 카드를 적극 사용할 수 밖에 없는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