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하, 25bp해도 시장엔 독(毒)?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7.09.09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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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지표 악화로 '공격적'인하 요구...소폭인하 우려

미국의 8월 고용지표가 악화되면서 금리인하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25bp정도의 금리인상은 오히려 금융시장에 독(毒)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상현 CJ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9일 "금융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75~100bp수준의 공격적인 수준으로 변화했다"며 "금리인하가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점진적이거나 소폭으로 이뤄질 경우 오히려 금융시장에 실망감을 안겨줄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와 민감한 미국의 8월 일자리수가 예상외로 4년여만에 전월대비 4000건 급감하면서 금융시장은 경기침체의 선제적인 방어, 신용경색 확산 및 달러화 가치 안정을 위한 공격적인 수준의 금리인상을 요구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8월 고용지표는 '양면의 칼'을 지닌 것으로 분석했다. 시장이 바라던 금리인하를 확인시켜줬지만, 본격적인 경기둔화와 신용경색 우려를 다시 부각시켜주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



박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의 낙관적인 견해를 비웃듯이 8월 일자리수가 4년여만에 급감한 것은 서브프라임 충격이 일회성이 아님을 보여준다"며 "18일로 예정되어 있는 FOMC 회의 혹은 그 이전이라도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경기와 금융시장 안정의 가장 중요한 선결조건은 신용경색 완화로 이를 위해 무엇보다 모기지 금리의 하향안정이 시급하다"며 "경기 모멘텀 강화를 위해서도 공격적 금리인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과연 미 연준이 '도덕적 해이(모럴헤저드)'라는 비난을 감내하면서 공격적 금리인하를 단행할 지는 미지수"라며 "금리인하가 소폭에 그칠 경우 오히려 금융시장에 실망감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의 비동조화(디커플링)가능성도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급격한 달러가치 하락은 중국 등 이머징마켓 유동성의 원천인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유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중국 경기의 강한 경기 모멘텀에도 불구하고 긴축의 피로감 역시 누적되고 있다"며 "금리인하로 미국의 신용위기, 즉 달러화의 위기가 촉발될 경우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또 미국 경기 불안과 달러화 약세시 '피난처'역할을 했던 상품가격이 하락할 경우에도 디커플링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화증권은 국내시장의 금리도 인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최석원 한화증권 채권 애널리스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는 유동성 증가의 둔화 요인"이라며 "더욱이 지난 주말 미국 고용지표 충격까지 겹쳤으므로, 금리는 내릴 힘이 커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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